방콕 공항 오늘 정상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세리랏 프라수타논 태국공항공사(AOT) 사장대행은 이날 “내일 오전 11시(현지시간)부터 출입국 수속과 수화물 처리 시스템 등을 정상 가동해 모든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아시아나항공과 타이항공·싱가포르항공·차이나항공·일본항공 등이 이착륙 허가를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외국인 여행객 두 명이 4일 방콕 수완나품 공항의 텅 빈 출국 수속대 앞에서 망연자실 앉아 있다. 타이항공은 반정부 시위대의 수완나품과 돈므앙 공항 점거로 5억6000만 달러(약 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시위 주동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방콕 AFP=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은 “5~15일 하루 1회 인천~방콕편 운항을 재개한다”고 4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8일부터 하루 1~2편의 항공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평소 일주일에 30여 편의 여객기를 운항했다. 화물기는 3일 운항이 재개돼 4일 한 편, 5일 새벽 한 편 등 두 편의 화물기가 수완나품 공항을 이용했다.

정해문 태국 주재 한국대사는 “11월 25일 공항 폐쇄 이후 지금까지 21편의 전세기가 지방 군 공항을 통해 들어와 현지에서 발이 묶였던 관광객 등 4600여 명의 한국인을 귀국시켰다”고 밝혔다. 또 “4일 저녁 타이항공 소속 여객기가 나머지 300여 명을 태우고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공항 폐쇄 사태로 태국에 발이 묶인 한국인 수송은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임시 의회 무산=태국 정부는 4일 “8~9일 예정됐던 총리 선출을 위한 임시 의회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임시 의회는 헌법재판소가 2일 선거 부정을 이유로 집권당 ‘국민의 힘(PPP)’ 해산과 솜차이 웡사왓 총리 사퇴를 결정한 뒤 예정됐었다. 태국 헌법은 총리 사퇴 후 30일 이내에 신임 총리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1당인 PPP는 신당을 결성해 다른 정당과 연합해 새 총리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방콕 포스트는 “PPP 지도자들이 중립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군부 지도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왕은 병으로 연설 못 해=이런 가운데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은 81세 생일을 하루 앞둔 4일 대국민 라디오 연설을 급작스럽게 취소했다. 국왕이 정례 연설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연설을 한 마하 바지랄롱꼰 왕세자는 “아버지가 약간 아프시다”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병세를 밝히지 않았다. 태국 국민은 국왕이 연설을 통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정국 혼란을 수습해 주길 기대했으나 무산됐다. ‘태국의 등불’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민의 존경을 받는 푸미폰 국왕의 와병으로 정국 운영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방콕=최형규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