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고액주문 급증 … 큰손 돌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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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입질이 부쩍 늘었다. 기관과 외국인이 잔뜩 몸을 움츠린 사이 전체 거래량의 80% 가까이가 개인 몫이다. 단순히 거래량만 늘어난 게 아니다. 큰손들의 고액 주문도 확 늘었다. 다만 아직은 주가가 심하게 오르내리는 틈을 탄 단타매매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급증한 개인 거래=개인들이 본격적으로 거래를 늘린 건 10월부터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주식시장이 하루 10% 넘게 급등락하던 때다. 9월까지 하루 평균 150만 건 안팎의 주문을 내던 개인들은 10월 들어 180만 건으로 주문을 늘렸고, 지난달에는 하루 221만 건으로 더 늘었다. 전체 거래량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월 69%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79.6%로 뛰었다. 개인의 뭉칫돈도 시장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한꺼번에 수억원씩 매매하는 대량 주문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회 1억원 이상 사고판 주문이 올 초에는 하루 평균 7700여 건이지만 지난달엔 9200건을 넘었다. 개인이 한 번에 1만 주 이상 주문을 내는 사례도 연초 1만2700건에서 지난달 3만 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활발해진 수퍼 개미 움직임=자전거주 투자로 주목을 받은 박영옥 스카트인컴 대표는 최근 참좋은레저 주식 일부를 팔아 이익을 실현한 뒤 농기계 회사인 대동공업 지분을 늘렸다. 박성득씨도 현대약품 지분을 꾸준히 늘리다 최근 처분해 눈길을 모았다. 러시아 국적의 한국인으로, 고려인으로 추정되는 개인투자자 김추신씨는 지난달 25일 하루 동안 엠텍비젼 주식 44만7142주(지분율 5.95%)를 사들여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지난달 사조산업 지분 5.7%을 장내에서 매수하기도 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최근 하루 100억~300억원대의 자금을 동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베팅에 현물시장까지 영향을 받는 바람에 ‘수퍼 메기’라고 불린다. 하지만 시장에 돌아온 큰손들은 아직까지 전업 투자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가 크게 오르내리는 틈을 타 차익을 노리는 세력이라는 얘기다. 실제 1만 주 이상 대량 주문을 내는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은 대영포장··미래산업·한창제지 등 주가가 500원에 못 미치는 중소형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거액 자산가는 관망=이와 달리 거액 자산가들은 아직 관망세로 관측된다. 굿모닝신한증권 강남명품PB센터 현주미 센터장은 “미국 자동차 회사와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 기미를 보이자 거액 고객도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주문이 10% 이상 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박미경 PB본부장도 “약정 기준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50%가량 줄어든 상태”라며 “변동성이 커지자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전업 투자자는 늘었으나 거액 자산가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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