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체 연쇄부도로 용상전자상가 최악의 위기-전자상가 상우회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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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IPC.멀티그램.아프로만.세양정보통신.한국소프트 등 대형 컴퓨터및 소프트웨어 유통 5개사의 연쇄부도로 용산전자상가가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 상가 입주업체를 대표하는 6개 상우회가 정부에 금융지원을 촉구하는 한편 대책마련에 나섰다.

나진.선인.원효.전자랜드.관광터미널.전자타운등 6개 상우회 회장단은 15일 서울 원효로 전자월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부도사태를“대형업체들의 출혈.덤핑.과대광고 경쟁이 자초한 예고된 결과”라고 규정했다.

상우회 회장단은“이번 부도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5백억~6백억원으로,피해는 주로 부도 기업과 어음거래한 상가내 대형 도매상 30~40개에 집중되고 있다”며“빠른 시일내 자금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 도매상도 문을 닫을 처지”라고 주장했다.

전자랜드 상우회 권영화(權寧和)회장은“용산전자상가내 4천2백여 업체중 10~20%가 중간도매상으로 부실어음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3~4월중 정확한 피해액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개미군단으로 불리는 3천여 소형업체는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연쇄부도 여파가 결국 성실한 소형업체들을 옥죄고 있는 만큼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서야 용산전자상가 전체가 죽는 파국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회장단은 진성어음을 보유한 피해업체에는 정부가 특별한 조치를 내려 금융기관이 전액 변제토록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또'용산'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져 신용대출이나 여신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상가 전체가 심한 자금난에 몰려 있는 만큼 소형 업체들에 대한 금융지원과 세제혜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우회측은 이와함께 이번 사태를 왜곡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기로 하고 한국IPC나 아프로만등 부도업체의 제품이 덤핑으로 유입될 경우 상우회 공동으로 적정가격에 물량을 소화하고 각종 소프트웨어나 CD롬타이틀의 덤핑판매도 자제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IPC채권단은 14일 오후 서울강남구신사동 두원그룹 본사 앞에서 멀티그램의 채권을 변제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항의 농성을 벌였으며,아프로만.한국소프트로부터 납품대금등을 받지 못한 업체들도 자체 피해 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부도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윤.양영유 기자〉

<사진설명>

용산전자상가 6개 상우회 회장단은 15일 전자월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형업체들의 연쇄부도로 상가의 군소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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