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을 보는 외국언론 시각-미국 LA타임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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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한 권력층의 걸출한 일원인 황장엽(黃長燁)북한 노동당비서가 왜 주중(駐中)한국대사관 영사부에 정치망명을 요청하게 됐는지 지금 당장은 알 길이 없다.

북한이 이번 일로 입은 깊은 정치적 수치심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도 알 길이 없다.

북한은 중국에 그의 한국귀순을 허락하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만약 귀순을 막지 못할 경우 폭력적인 보복대응을 배제할 수 없다.

黃비서는 수십년간 평양의 핵심인물로 활약해 왔다.김일성(金日成)의 민족주의적 주체사상도 그가 만들었다.그는 어느 귀순자보다 북한정권의 내막을 많이 알고 있다.

黃비서가 알고 있는 정보로 평양지도자들의 생각과 북한실상을 깊이 통찰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의 망명으로 중국은 무역과 투자관계가 커지고 있는 한국을 만족시키면서 한때 가까운 우방이었던 북한의 송환요구도 들어주어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현재로서 중국은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黃비서를 주중 한국대사관에 그대로 놔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렇다 해도 그가 제공하는 정보는 횡재가 될 수 있다.

한.미 양국의 주관심사는 물론 북한이 영락없이 붕괴되고 있는지 여부다.黃비서가 명확한 답변을 하진 못하나 이는 누구의 답변보다 정확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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