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지스 "이제야 체면"…6연패 끝 한국무대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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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출신에 일본 퍼시픽리그 다승왕이기도 한 삼성의 투수 케빈 호지스가 드디어 한국 무대 1승을 신고했다. 6연패 뒤에 얻은 귀중한 승리로 '패전 전문 제1선발'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게 됐다.

호지스는 23일 SK와의 인천 문학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4안타.2실점해 승리투수가 됐다. 9-4로 이긴 삼성은 10연패 뒤 5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공동 5위로 뛰어올랐다. 반대로 5연패에 빠진 SK는 7위로 떨어졌다.

삼성은 1회초에 3점을 얻어 호지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낸 호지스는 4-0으로 앞서던 4회에 선두타자 정경배에게 안타를 내준 뒤 볼넷과 몸맞는공까지 허용해 1사 만루 상황을 자초했다. 그러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준 후 대타 강혁을 깨끗하게 삼진으로 잡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두산 박명환은 잠실 롯데전에서 7이닝 동안 12개의 삼진을 잡아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은 1991년 6월 19일 선동열(당시 해태)이 광주 빙그레전에서 연장 13회까지 가는 경기에서 기록한 18개며, 올해는 이승호(LG)와 박명환의 11개가 최다였다. 박명환은 탈삼진 72개로 이승호(LG.61개)를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복귀했다.

최고구속 153㎞의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운 박명환은 매회 삼진을 추가하며 '닥터 K'다운 실력을 뽐냈다. 5회 이대호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는 무안타로 막았다. 2-1로 앞선 7회초 2사 2, 3루의 위기에서는 3루 주자 박기혁이 투수를 교란하려고 계속 스타트를 끊는 동작을 반복하자 견제구로 3루 주자를 잡는 재치까지 발휘하기도 했다.

현대와 LG가 맞붙은 수원에서 현대 전준호는 1회말 우전안타로 진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50도루의 금자탑을 쌓았다. 1991년 롯데에 입단한 전준호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도루전문 선수로서는 황혼기라고 할 수 있는 서른다섯의 나이에도 시즌 도루 20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 브룸바는 23일 3회 2점홈런, 8회 솔로홈런 등 홈런 두방을 터뜨려 시즌 19호로 박경완(SK.17개)을 제치고 홈런부문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수원=이태일 기자, 김종문 기자, 인천=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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