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기 왕위전 본선 7국' 과속한 백 위기 직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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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기 왕위전 본선 7국
[제2보 (26~41)]
白.李世乭 9단 黑.趙漢乘 7단

이세돌9단의 행마는 통념을 깨뜨리고 예상을 뒤엎는다. 그래서 구름이 일듯 끝없이 변화가 일어난다. 참으로 재미있는 바둑이고 그래서 더욱 난해한 바둑이기도 하다.

하변 백모양은 누가 봐도 한수 지켜야 할 모습이다. 약점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그러나 이세돌은 태연히 26으로 손을 돌린다. 빙긋 웃으며 한번 끊어보라고 한다. 조한승7단은 감히 화를 내지 못하고 생각에 잠긴다.

백△는 본래 상대가 버리려는 돌이다. 따라서 끊는다면 A 자리인데 상대는 B쪽에서 쭉 밀어올 생각이 분명하다. 그 경우 백△ 두점은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곰곰 살펴보니 이 두점은 의외로 요석이 아니지 않은가.

趙7단은 이세돌의 허허실실에 걸려들지 않았고 대신 27이란 빛나는 한수를 찾아낸다. 기이하면서도 날카로운 감각이었다. '참고도1' 백1로 밀면 흑6까지 먼 곳의 흑 한점이 생환한다. 응수가 궁해진 백은 이곳을 손 빼고 다시 우상에서 변화를 일으킨다. 28 다음 30으로 즉각 뛰어든 수가 그것이다.

36도 마찬가지로 좀 심하다 싶게 진로를 비틀고 있다. '참고도2'가 상식이지만 먼저 이곳부터 막아 반응을 엿본다. 조한승은 그러나 동요하지 않는다. 41까지 조용히 힘을 비축한 뒤 C와 D를 본다. 오히려 백의 위기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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