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나온 한보관련 대책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최근의 금융경색 현상을 풀어 보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 할 수 있다.동원 가능한 모든 대책을 다 쏟아 붓고 있는 격이다.우선중소기업들의 연쇄도산 현상을 막기 위해.돈을 풀 어 중소기업의자금난을 덜겠다'는 게 골자다.상업어음 할인,부도방지 경영안정자금,특례보증등이 이런 부류다.이를 위해 재정집행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부도방지 경영안정자금'이라는 이름 자체가 사실 초(超)상식적인 것이다.은행의 자율경 영을 고창(高唱)하는 마당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지만 그런 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라는 게 정부입장이다. 〈관계기사 1면〉 노골적 부양책이며 물가에는 상당한 부담으로작용할 전망이다(이번에 푸는 돈은 총통화증가율을 1.2%포인트정도 올리게 된다).더욱이 연초부터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입물가가 오르고 있는 시점이어서 걱정이 크다.하지만 웬만한 부작용 은 감수하고 일단 지금의 충격부터 견뎌내야겠다는 판단이다.어쨌든 지원대상이 종전보다 넓어진다.한보 하청업체뿐 아니라 이들과 거래중인 중소기업도 포함된다.그동안 한보 하청업체에는 조금이나마 지원이 나갔으나 하청업체와 거래하는 중소기업 에는 지원이 전혀 없어 문제가 돼 왔다. 서울 구로공단내 P사 관계자는“한보나 한보 하청업체와는 직접거래가 없지만 워낙 어음이 많다 보니 만기때 이런 어음이 불쑥튀어나와 돈을 떼일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그러나 모 지방은행 임원은“중소기업이라고 무조건 지원해 줄 수 는 없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결국 정부의 총론과 은행의 각론이 따로 놀 가능성이 다분한 셈이다.이렇게 될 경우 급박해진 정부가 은행에중소기업 지원을.강요'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른 은행부실은 누가 책임질지 의문이다.돈이 모자라 대출을 안해주는 것이 아니라 부실책임이 두려워 은행창구가 얼어붙어 있는 것이 당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은향후 몇 달간이 중소기업에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무리해서라도 은행에 중소기업 지원을 요구해야 할지,아니면 시장원리에 맡겨 놓아야 할지 정부로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현곤 기자〉 정부는 10일 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왼쪽 끝)주재로 통상산업부.건설교통부장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한보 부도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변선구 기자〉
"자율경제 따질 때가 아니다" 정부 한보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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