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장엽 '빈손 귀국' 할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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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도쿄=이철호 특파원]12박13일의 비교적 긴 체류기간을 끝내고 11일 돌아가는 황장엽(黃長燁)북한 노동당 비서의 귀국선물은 빈보따리가 될 전망이다. 7일에는 자민당의 외교책임자 야마자키 다쿠(山崎拓)정조회장이면담을 공식적으로 취소했다.야마자키는 김태지(金太智)주일 한국대사를 만나 黃과의 면담 양해를 미리 구해놓고 있었다.또 지역구인 교토(京都)까지 찾아갔지만 黃은 대북 단골 접촉창구인 자민당의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의원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黃비서의 일이 꼬인 것은 두가지 역풍(逆風)이 워낙 세게불어닥쳤기 때문이다. 우선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4자회담 설명회가 자꾸 연기되면서 黃일행이 당초 계획한 대일 접촉 일정에 차질을 빚게됐다.여기에다 예상치도 않게 지난 주말부터 북한 공작원이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중생 요코다 메구미(橫田めぐみ) 사 건이 불거지면서 일본의 입장을 극도로 경색되게 만들었다. 이에따라 黃일행은 4일의.21세기 동북아시아 전망'과 7일의.21세기와 인간의 지위에 관한 국제세미나'에서 주체사상을 일방적으로 전도만 하다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사진설명> 황장엽 북한 노동당비서가 7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연설하기 위해 연단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도쿄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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