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감기를 심하게 앓은뒤 맑은 정신을 만들기 위해 목욕탕에 갔을 때의 일이다.옆자리에 거동이 불편한 중년의 아주머니와그 딸인 듯싶은 아가씨가 나란히 앉았는데“가만히 있어,물 부을게”“자주 움직이지마”등의 계속되는 반말에 신경 이 쓰였다.슬쩍 옆을 보니 딸이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어머니를 어린아이 대하듯 세심하고 알뜰하게 씻겨주고 있었다. 한참 후“자.다 했어.개운하지”하며 부드럽게 말하는 그 모습이 참 따뜻해 보였다..이렇게 아름다운 반말도 있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이와 함께 어머니의 낡은 속옷이 눈에 아른거려 너무 가슴이 아팠다. 항상 말로만 끝내고 사랑의 실천을 미루고만 살았던 내 자신이부끄러워졌다.속옷 한벌 새로 사드려야겠다는 그 조그마한 생각이왜 안들었는지….새해를 맞아 큰맘 먹고 신상품이라 얇고 따뜻하며 부드럽다는 속옷 두벌을 샀다.많지 않은 월 급에 적금 내고공부하는데 쓰고 나면 용돈도 부족한 내겐 사실 큰돈이었지만 이비싼걸 왜 샀느냐면서도 너무 기뻐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한결 더 따뜻해지고 커지는 느낌이다.반말도 사랑의 실천이 함께라면 아름다울 수 있 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조미현〈경남울산시남구달동〉
<이렇게생각합니다>사랑의 실천이 함께라면 반말도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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