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들 '한보 푼돈' 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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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부 야당의원들이 한보측으로부터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대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당에 자백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한보로부터의 후원사실을 시인한 야당의원들은 재경.건교.통산등 경제상임위에 속해있는 6~7명선. 재경위 K의원은 3일“지난 95,96년 후원회 행사때 한보그룹 임원으로부터 3백만원씩 두차례 후원금을 받았다”고 시인했다.국민회의 L의원도“후원의 밤 행사때 학교 후배인 한보의 L씨얼굴이 보여 알아보니 1백만원을 갖고왔더라”고 밝혔다. 야권의 또다른 K의원은“한보 사태가 터진뒤 후원금 장부를 확인해본 결과 한보 임원이 개인자격으로 50만원을 후원했음을 알았다”고 동조했다.물론 이들은“로비와는 관계없는 체면치레성”이라고 강조한다.“현행 정치자금법상의 개인 후원한도 인 연(年)1천만원도 안되는 적은 액수”라고 불법이 아님을 덧붙여 설명한다. 결국 이들의 자백은 자신들에게 쏠리는 의혹의 시선을.푼돈'으로 희석하는 한편 여권 관계자들에게 더 큰 의혹을 불러모으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같다.아울러“특별한 관계도 없고 힘도 없는 야당의원들의 후원회 행사를 찾아올 정도면 여당 실세한테는어떻게 했겠느냐”(K의원)고 반문하는 것으로 화살을 여당에 돌렸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피라미는 사실대로 시인하는데 고래들이 입을 다물고 있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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