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핵폐기물 관련美.中 우려.경고 메시지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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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만의 핵폐기물 북한수출 파문과 관련,미국과 중국이 각각 대만에 구체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나옴으로써 향후 사태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측의 메시지는 우려를 표시한 내용인데 반해 중국외교부의 성명은.경고'적 성격이 짙은 사뭇 위협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핵폐기물 처리문제를 위해 대만에 대한 외교적 압박에 초점을 맞춰오던 한국정부의 입장은 한층 힘을 얻게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첫번째 외교 목표는 미국의 지원이었다.이는 핵폐기물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지렛대를 가진 나라가 미국이라는 현실적 판단에 근거한다..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의 위협 앞에서 그래도 대만이 국제적으로 버 틸 수있는 힘과 근거는 미 제7함대로 상징되는 미국의 존재라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함으로써 우리 입장은 한결넉넉해진 셈이다. 핵폐기물 사건 돌출이후 한동안 .예의주시'입장을 견지해오던 중국이 28일 외교부대변인을 통해 강력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이번 사건의 배후에 중.북한간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대만측 정치적 의도가 내재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측이 특히 불쾌하게 여기는 대목은 대만의 핵폐기물 북한반출이 북한과의 관계강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이라는 점이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 대만과 북한간 심상치 않은 뒷거래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고도의 경계를 늦추지 않아왔다. 물론 핵폐기물 수출 문제가 미국이나 중국이 직접 개입하거나 중재할 사안은 아니다.그러나 미국으로서는 이 문제로 한국과 대만간 관계가 악화될 경우 동북아에서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은 소홀히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 [베이징=문일현 특파원.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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