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서 상대 선수에게 사인 알려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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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축구 K-3 리그의 승부 조작 의혹에 이어 프로야구도 선수 간 ‘사인 거래’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김재박 LG 감독은 25일 전지훈련지인 경남 진주의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구도 안심할 수 없다. 선수 간에 이뤄지는 은밀한 ‘사인 가르쳐 주기’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역 프로야구 감독이 ‘사인 거래’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심심찮은 프로야구 사인 알려주기=김 감독은 이날 “우리 프로야구계에서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주는 선수(주로 포수)가 꽤 있다고 한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몇몇 심판이 내게 그런 이야기를 심각하게 전했다”며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 문제를 공론화해서 근절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해당 선수나 이를 전해준 심판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실제 올 시즌 초 은퇴를 앞둔 A구단의 고참 선수를 둘러싸고 이 같은 소문이 나돌았다. 수비 도중 상대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준 뒤 타석에 들어섰을 땐 반대로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소속팀 감독과 해당 선수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해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또 B구단 C포수는 소속팀 외국인 투수가 등판하면 상대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준다는 의혹이 불거져 외인 투수와 큰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 심판은 “흔하지는 않지만 승패가 기울었거나 경기 때 큰 실수를 한 타자가 나오면 포수가 인심을 쓰며 구질을 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인 거래는 실제보다 부풀려진 의혹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축구 K-3리그에서 내셔널리그까지 승부 조작 의혹=중국 도박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K-3 축구 선수와 브로커들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25일엔 내셔널리그 한 구단의 선수 4명을 추가 소환했다. 사건이 내셔널리그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승부 조작 혐의를 처음 경찰에 고발한 K-3리그 파발 FC의 배형렬 감독은 “우리 팀에서만 이런 일이 생겼다고 보기 힘들다. 우리 팀 선수들을 브로커와 연결해 준 사람은 내셔널리그 구단의 관계자였다”고 실토했다.

축구협회도 비상이 걸렸다.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승부 조작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도 K-3 소속팀에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만 보내고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유영철 축구협회 홍보국장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연루자를 제명시키는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시범리그로 출범해 2년째를 맞이한 K-3리그는 축구협회의 정규 리그다. 내셔널리그는 한국 축구의 2부 리그다.

진주=김성원,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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