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첨단 '유리온실' 농법…순수익률 3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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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군 지사면에서 1500평의 장미농장을 운영하는 안재호(50)씨. 그는 고교 졸업 후 17년 동안 복숭아 과수원을 하다 1995년 장미 농사로 전환했다. 농어민 후계자로 선발돼 유럽 연수를 다녀온 게 계기가 됐다.

"네덜란드의 첨단 농법을 보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어요." 컴퓨터로 빛.습도.온도 등이 자동 조절되는 첨단온실을 견학한 뒤 장미 재배로 마음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모든 일을 컴퓨터가 알아서 해주니 농장 주인이 할 일이 별로 없어 보이더라고요."

安씨는 귀국 후 3억원의 정부 보조금에 1억8000만원의 은행 대출 등을 합쳐 첨단 유리온실을 지었다. 기자재는 네덜란드에서 들여왔다.

그러다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98년 판로가 막혀 고생했다. 이후 로즈피아에 참여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컴퓨터로 자동 조절되는 온실은 장미의 생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 나온다. 새소리.바람소리.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도 들린다.

꽃 색깔을 선명하게 하고 신선도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야간에도 불을 밝힌다. 나무의 호흡을 돕기 위해 탄산가스도 공급한다.

安씨가 장미 재배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연 1억5000만~2억원. 이 가운데 30% 정도가 순수입이다. 평당 소득으로 환산할 경우 10여만원꼴로 쌀 농사(3000원)보다 30배 이상 많다. 安씨에게는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유리온실 가동 시스템이 고장날 경우 국내에서는 고칠 수가 없어 네덜란드 현지의 기술자를 초빙해야 하는 점이다.

이 경우 왕복 항공료에 하루 50만~100만원의 품삯 등 엄청난 경비가 든다. 맘 놓고 쉴 수 없다는 것도 어려움이다. 잠시라도 온실 관리를 소홀히 하고 꽃을 돌보지 않으면 출하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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