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Leisure] "한국인은 현금 빵빵" 소매치기 표적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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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아침 6시 이탈리아 밀라노 중앙역에서 파리행 국제선 열차에 탄 J씨는 눈깜짝할 사이에 가방을 도난당했다. J씨가 짐을 선반에 올려놓기 위해 들고 있던 가방을 잠시 내려놓았는데 그 짧은 사이에 감쪽같이 가방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J씨는 "그렇게 이른 시간에도 소매치기가 날뛸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황당해했다.

한국인들이 유럽 소매치기의 집중표적이 되고 있다.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에서만 매년 한국인 교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치기 범죄가 1000여건씩 발생한다. 7, 8월 여행성수기에는 하루 여권 분실 건수만 5, 6건에 이른다.

이들이 한국인을 목표로 삼는 이유는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소문나 있기 때문이다. 또 위. 변조가 쉬운 한국인 여권도 이들이 노리는 주요 품목이라는 것.

유럽에 들어오는 여행객들은 장시간 비행과 시차 피로로 대부분 주의력이 떨어진다. 특히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면 긴장이 풀리는 점을 이용해 접근하는 소매치기들이 많다. 프랑스의 경우 샤를 드골 공항에서 소매치기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이나 에어 프랑스 등 우리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항공기의 이착륙 시간에는 두세명이 조를 이룬 전문 소매치기들까지 출몰하고 있다.

호텔로비도 소매치기들이 들끓는 장소다. 여기서도 공항과 마찬가지로 짐을 자기 몸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공중전화나 화장실을 이용할때도 일행이 교대로 이를 지켜야한다. 무허가 민박집의 경우는 대개 아무런 사후조치도 취할 수가 없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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