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연락사무소 가시화 관련 발빠른 美 행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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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 평양주재 미국 연락사무소 건물은 사실상 결정된 상태다.
옛 동독대사관 건물이 그것이다.이 건물은 물론 동서독 통일이후독일정부에 귀속됐다.때문에 미국은 연락사무소 개설과 관련해 북한 당국외에 독일정부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연락사무소 초대 소장으로는 에번스 레베르 전 뉴질랜드 참사관이 내정됐다.한국어에 능통하고 북한 사정에 밝은 국무부 정보분석실의 켄 키노네스는 부소장으로 임명될지 모른다.
키노네스는 지난주부터 북한의 사용후 핵연료봉 봉인작업 재개여부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평양에 들어가 있는데 그는 그뿐만 아니라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마무리 작업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북.미연락사무소 상호 개설을 앞두고 선발대를 평양에파견한다고 할 때 키노네스가 발탁될 확률은 대단히 높다.
북한측이 워싱턴의 연락사무소 부지를 결정하지 못한 것에 비하면 미국측의 발걸음은 이처럼 빠른 편이다.미측은 워싱턴에 주재할 북한 외교관들의 행동반경도 제법 넓혀줄 것으로 알려졌다.북한 외교관들이 미 당국자들을 비교적 활발하게 접촉 할수 있도록배려할 것이라는 얘기다.이는 물론 평양에서 활동할 미국 외교관들의 운신 폭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미국이 그만큼 연락사무소 개설에 적극적임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 73년 중국 베이징(北京)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했다.이때는 미 의회 입법조치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했다.하지만평양주재 연락사무소 개설에는 이같은 입법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북한이.외교.영사관계 관련 다자간 협약'에 가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미 행정부가 연락사무소 개설을 결정하기만 하면 그만이다.그 선례로는 베트남이 있다.미국은 지난 94년 행정부 결정으로 베트남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했었다.
[워싱턴=길 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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