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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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재계 총수 가운데 정태수(鄭泰守.73) 한보그룹총회장만큼 굴곡을 겪은 인물도 거의 없을듯 싶다.
하급 세무공무원 출신인 그는 69년 광산업으로 사업가로 변신했다.73년 건설업체인 한보상사를 설립한후 서울 대치동의 은마아파트사업등으로 급속히 사세를 키워 창업 23년만에 재계랭킹 14위(95년 자산기준)의 대그룹을 일궈냈다.
그러나 수서 택지특혜분양(91년)과 노태우(盧泰愚)비자금사건(95년)등 메가톤급 사건이 터질 때마다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기도 했다.
수서사건 직후 그가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자 재계는.한보의신화는 끝났다'고 평가절하했지만 총투자액 5조7천여억원이 들어가는 충남 당진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며 보란듯이 재기했다.하지만새해 벽두부터 거세게 몰아친 그룹의 자금난 한 파를 견디지 못해 결국 타의에 의해 손을 뗄 위기까지 몰리는 상황에 이르렀다.鄭총회장은 수서사건때“내가 입을 열면 세상이 시끄러워진다”고말할 정도의 굵직한 비밀(?)을 쥐고 있다.
실제로 수서사건때 국회의원 5명과 청와대 비서관등이 구속된 것은 그의 폭넓은 로비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鄭총회장은 96년3월 3남인 보근(譜根.34)씨에게 회장직을 넘겨주었지만 그룹의 주요사항을 사실상 결정하고 있다.

<고윤희 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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