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 흑인부대 전사기록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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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 육군이 최근 발간한 전사(戰史)가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 보병 24연대를 인종적 편견으로 그릇되게 묘사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검은 병사,흰 군대'라는 제목의 이 전사가 연대원 모두 흑인이었던 보병 24연대를 전반적으로.겁많고 어리석은 부대'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전사에는“이 부대는 한국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일본에 주둔,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기다 졸지에 전장에 투입돼 툭하면 겁을 집어먹고 패주를 거듭했다”고 적혀있다.
또“백인 지휘관들은 흑인 병사들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았고,리더십의 결여로 인한 실패도 부대원의 인종적 열등성에서 원인을찾으려 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흑인 참전용사들이 고용한 법률회사.아널드 앤드 포터'는“24연대는 당시 다른 부대들 이상으로 임무를 수행했으나 미8군내 어떤 부대보다도 열등한 군대로 왜곡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육군은 이같은 항의에 따라 자문위원회를 구성,책자내용을 재검토했으나 9년간의 자료수집.분석에 따른 결론이라며 부분적 자구 손질 외에 전체적인 내용은 바꾸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흑인 참전용사들은“전사한 동료와 후손들의 명예를 위해 기록집의 배포를 막기 위한 법률소송에 착수하겠다”고 맞서귀추가 주목된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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