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대통령 결재서류 공수작전 완벽히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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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직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결재서류가 든 외교행낭을 운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서류의 안전하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화물이 아니라 객실 사무장이 직접 수송을 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브라질을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상파울로 코트라 비즈니스센터에서 사상 첫 해외 화상 국무회의를 20분간 했다. 이날 회의 안건은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임대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등 국가 경제 회복을 위한 시급한 사안들.

이 대통령도 화상회의에서 “브라질 방문과 페루에서 열리는 에이펙 회의 때문에 귀국에 며칠 더 걸린다”며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는 법안들이 국회로 넘어가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국무회의에서 결의된 것을 오늘 결재, 총리가 국회에 보내는 시간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통령이 해외에서 사인한 법안들을 어떻게 국회로 신속히 보내느냐 것. 더구나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에서다.

이 때부터 대한항공 상파울로 공항은 비상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마침 다음 날 현지에서 오후 2시30분에 출발하는 KE062편을 이용해 외교행낭을 화물이 아닌 객실 사무장이 직접 수송하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외교행낭은 화물로 보내지는 것과는 이례적인 조치였다. 또 상파울루 공항소장은 즉시 KE062편이 중간에 경유한 LA 지점과 최종 목적지인 인천공항지점에 급히 전문을 보내 차질없이 수송할 것을 알렸다. KE062에 실린 외교행낭은 상파울루를 출발해 LA를 거쳐 인천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도 특별 관리되었다.

상파울루~LA 노선의 객실 사무장은 항공기가 LA에 도착후 인천까지 교대 근무를 하는 사무장에게 외교 행낭을 직접 전달하여 차질없이 보내지도록 했으며, 다음날(20일) 오전 6시5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 외교행낭은 담당 사무장이 인천공항지점 직원에게 전달하였고 외교문서 수취 관계자에게 최종 전달해 임무를 마쳤다.

상파울루~인천 노선 운항 대한항공편이 없었더라면 시급을 요하는 화상 국무회의 법안들이 보내지는데 현지 타 항공사에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뒤따랐을 것이다.

대한항공 인천~상파울루 노선은 9.11 테러 이후 운항을 중단했다가 지난 6월부터 운항을 재개해 주 3회(월/수/금) LA를 경유해 운항 중이다. 이 노선은 운항시간이 25시간 정도 소요되는 국내 항공사중 최장거리 노선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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