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공백 메운 젊은 피 오리온스 공동 4위로 점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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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허벅지 부상 중인 김승현(30·대구 오리온스)은 경기 후반 ‘원포인트 가드’로 나섰다. 대신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서 그의 공백을 메웠다. 이날 주인공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마지막으로 지명된 김용우(22)와 올 초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된 전정규(25)였다. 오리온스가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정규리그 전자랜드와 원정경기에서 94-79로 이겼다. 순위는 공동 4위로 올라갔다.

김상식 오리온스 감독은 경기 전만 해도 표정이 어두웠다. 그는 “지금 염색을 해서 까만 머리로 보일 뿐이지 염색하지 않으면 완전히 백발이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올해 오리온스 지휘봉을 잡은 40세의 젊은 감독이지만 올 초 연패와 주전들의 줄부상 탓에 머리카락은 이미 ‘노장’이 됐다.

오리온스는 주전 가드 김승현이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결장한 데다 지난 12일까지 3연패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전자랜드를 대파한 후 김 감독은 모처럼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벤치를 지켰던 김승현을 4쿼터 막판 4분49초 동안만 ‘시험 가동’했다. 김승현 대신 오리온스의 ‘젊은 피’가 경기 초반부터 맹활약했다. 올해 1월 전자랜드에서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됐던 전정규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정규는 전자랜드의 포워드진을 수비하는 동시에 필요할 때마다 공격에서도 제몫을 해냈다. 전정규는 3점슛 3개를 포함해 11점을 성공시켰다.

김용우는 더 돋보였다. 오리온스는 연세대 재학 중인 김용우를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지명했다. 김용우는 골밑에서 움직임이 좋지만 슛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고, 이번 시즌 초반만 해도 선배들에게 가려 출전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김용우는 22분간 뛰며 13점 3도움을 기록했다. 3쿼터 마지막에 김용우가 성공시킨 골밑슛으로 오리온스는 45-35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자 베테랑들도 가세했다. 김병철(35)은 2쿼터까지 3점슛 3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키며 힘을 보탰다. 한편 부산 KTF는 홈에서 울산 모비스를 76-69로 꺾고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모비스 김효범은 1쿼터에 외국인 선수 던스톤의 패스를 받아 앨리웁 덩크를 성공시켜 환호를 받았다.

인천=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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