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라늄-경수로 '거래' 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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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핵개발 계획을 폐기할 경우 지난 6개월간 중단된 경수로 사업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대표가 지난 1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북핵실무그룹회의 도중 미국대표에게 "우리가 우라늄 문제를 털어놓으면 경수로를 재개할 수 있느냐"며 '우라늄-경수로' 해법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북측 이근 대표는 실무회담 도중 열린 북.미 접촉 과정에서 미 측 조셉 디트라니 국무부 한반도담당대사에게 접근, 이같이 의중을 떠본 것으로 전해졌다.

질문을 받은 디트라니 미국 대표는 "경수로 사업 재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의 한 요소"라고 대답했다.

또 디트라니 대표는 북측의 경수로 문제가 해결되려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관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핵확산금지조약(NPT)에도 복귀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비록 실무회담 중이긴 하지만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문제를 공식 거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북한의 이 같은 제안은 워싱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국무부 동아시아국을 중심으로 한 대북 협상파는 북한과 제2의 제네바합의를 맺는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방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는 북한에 경수로를 포함한 어떤 양보를 하는 데도 반대하고 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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