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100만원짜리 청바지 광고 만든 오치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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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백만원짜리 청바지라는 말이 나오자 사장님이 표정을 바꾸면서 자리를 뜨려는 거예요.하마터면 미친놈 취급받고 5분만에 쫓겨날 뻔 했습니다.” “청바지 한벌,1백만원에 팔겠습니다”라는광고로 화제에 오른 ㈜네오콤의 오치우(吳治雨.39.사진)사장이광고주(㈜다르크 신명철사장)에게서 광고를 따내던 순간의 후일담이다. 다르크청바지의 원래 가격은 순수 국산제품치고는 비싼 16만원.고급 청바지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였지만 사실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민하던 중에 그가 불쑥 뛰어들었다.
“1백만원짜리 1백벌을 한정 판매하되 그들에게는 1백년동안 애프터서비스는 물론 원할 경우 항상 신제품으로 무료 교체해준다”는 아이디어였다.물론 핵심은 이러한 캠페인으로 주목률과 기업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한편 일반제품을 사는 소비 자들이.난1백만원짜리 청바지를 입는다'는 만족감을 주는 것이었다.그리고이는 적중했다.전체 매출이 급상승한 것은 물론 .선전용'이었던1백만원짜리들도 이미 1백벌이 넘게 팔려 한도를 늘려야 했다.
사실 吳사장의 엉뚱함은 이번만이 아니다.광고주의 개인적 문제로 말썽을 빚기도 했지만 세간의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차지혁씨의 트리피아 광고캠페인도 그의 작품이다.“1백만부가 안 팔리면내가 다 사겠다”며 대행을 맡아 결국 2백50만 부라는 천문학적 판매를 기록한.소설 목민심서'의 광고캠페인도 그가 맡았다.
지난해 총선당시 신한국당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방문을 환영합니다.지역감정해소에 힘써 주십시오”라는 대대적인 현수막캠페인을 벌여 야당총재의 유세지원을 무력화하고 결국 당선된 이사철(李思哲.부천)의원의 정치캠페인도 그에게서 비롯됐다. “아이디어도 용기가 없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아이디어는 수정.보완이란 이름으로 여러 손을 타기 시작하면 그 순간 아이디어가 아닙니다.이번처럼 저의 아이디어를 끝까지 지켜주는 용기있는 사장님을 만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죠.돈 안 벌어도 좋습니다” 이런 반골기질로 가끔 눈총을 받기도하지만 약국의 체인점사업,세계무기박람회 개최등 새로운 이벤트와아이디어를 위해 그는 오늘도 머리를 거꾸로 돌린다.
〈글=이효준 기자.사진=나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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