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의 중국산책] 장강의 뒷물이 진짜 앞물을 밀어내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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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니 (長江後浪推前浪)
새 시대 사람이 옛 사람을 바꾸네 (一代新人換舊人)'

중국에서 흔히 새로운 세대의 부상을 가리킬 때 자주 쓰는 말이죠.
특히 졸업식장 등에서 새로 사회로 진출하는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말로도 자주 이용되곤 합니다.

또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도 있지요.
아무리 힘 세고 능력 있어도 세월의 무게나 힘을 이길 수 없다는 뜻이겠지요.

헌데, 저는 최근 이같은 말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최근 한국 내 어려 한중우호단체 탐방을 시작하면서 들게 된 생각입니다.

저희 중국연구소에서는 얼마전부터 여러 한중우호단체들을 방문한 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중국포털(china.joins.com)'을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한중문화협회(총재 이영일)와 한중친선협회(회장 이세기) 방문 내용은
이미 중국포털에 실렸고,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방문 소식은 20일 중국포털에 게재됩니다.
25일에는 한중우호협회(회장 박삼구) 방문이 예정돼 있습니다.

물론 짐작은 했지만
한중관계가 여러 곡절에도 불구하고 견실하게 유지되는 배경과 관련해
이들 단체들의 활약이 정말 대단하다는 점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조소앙 선생과 손문의 아들(손과)을 각각 회장으로 해 설립된 한중문화협회는
중국의 6세 이하 심장병 어린이 무료 수술 봉사 활동을 3년 동안 벌이고 있었습니다.

한중친선협회는 한국의 초당파 국회의원 방중단을 조직해
정부 차원의 '트랙 원'을 보완하는 '트랙 투' 활동에 바빴습니다.

그런가 하면 21세기 한중교류협회는 '21세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한중 간의 여러 '지도자' 레벨의 포럼을 활력있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한푼 보수도 없는 이들 단체 장(長)들의 열정입니다.
올해 69세의 이영일 한중문화협회 총재는 이달 23일 이미 한겨울인 하얼빈으로 갑니다.
심장병 어린이 무료 수술을 위해서 입니다.

72세의 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은 25일께 중국의 중원(中原)으로 향합니다.
이른바 '중원 산업시찰단'을 이끌고 3박4일간 하남성의 낙양, 정주, 개봉을 찾습니다.
12월 중순엔 베이징에서 '한중 화합의 길'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68세의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제8차 한중 지도자 포럼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내년엔 한중 간 여성 지도자 포럼, 언론인 포럼, 차세대 정치 지도자 포럼 등
시리즈 성의 '지도자' 포럼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분들의 깊은 중국 인연,
중국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
중국을 보는 폭 넓고 사려 깊은 시각에 대해
듣고 보고 배우면서,
과연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는 말이 맞는가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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