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보석함>2.올드 랭 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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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친구여/작별이란 웬말인가 가야만 하는가/어디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다시 만날 그날 위해노래를 부르자.”강소천의 가사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다.스코틀 랜드의 시인로버트 번스(1759~1796)가 지은 이 노래는 배가 항구를출발할 때,섣달 그믐날,친구와 이별할 때 불리고 있지만 원래 가사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회포를 푸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래제목은.Old Long Since'라는 뜻의 스코틀랜드 사투리.영국인들은 원형으로 서서 이 노래를 부르다가 마지막 절에서는 양팔을 X자 모양으로 해서 옆사람과 손을 잡고 리듬에 맞춰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한다.
윌리엄 실드(1748~1829)의 오페라.로지나'(1782)에 수록되면서 이 노래가 영국 전역에 퍼졌고 1885년 웨스트민스터에 번스의 동상이 제막되면서 그는 스코틀랜드인의 영웅으로대접받고 있다.
이 노래는 5음계로 돼있어 한국.일본에 쉽게 받아들여졌다.일본에서는.소학창가집'(1881)에서.반딧불'로,.찬미가'(1903)에서.내 영혼아 깨어라'로,.심상소학창가'(1905)에서.이별의 노래'로 각각 수록됐다.국내에서는 190 5년 윤치호의 가사로 대한제국 국가로 불렸다.“승자 신손 천만년은 우리 황실이오/산고수려(山高水麗) 동반도난 우리 본국일세/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또 국내 최초의 음악교과서인.보통교육창가집'(1910)에는.졸업식'(작사자 미상)으로,홍난파가 엮은.통속창가집'에는.어머님 뵙겠네'(작사자 미상),이상준이 엮은.최신중등창가집'(1922)에는.학업성취'로,.풍금독습창가집'(1934 )에는.방학가(放學歌)'로 수록됐다.찬송가(3백38장)에는 실드 작곡.찰스 웨슬레 작사로 전해온다.
“동창에 공부하던 우리 학우들/세월이 여류하여 오늘 당했네/보내는 자 가는 자 피차 나뉘니/석별하는 회포는 가이없도다.”(졸업식) “사랑하던 내 어머님 어디로 가셨나/오 내동생아 어머님 천당에 가셨다/온 세상이 괴로웁고 다 쓸쓸하구나/나 어서천당에 가서 어머님 뵙겠네.”(어머님 뵙겠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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