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기후퇴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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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진단했다.

일본 내각부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보다 0.1% 감소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를 연간 성장률로 환산하면 -0.4%다. 일본의 3분기 GDP가 소폭 성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밑돈 것이다.

올 2분기 성장률 -0.9%를 기록했던 일본 경제는 2001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경우 경기후퇴(불황)에 접어들었다고 정의한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의 둔화로 설비투자가 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개인 소비는 전 분기보다 0.3%, 수출은 0.7% 증가했다.

요사노 가오루 일본 경제재정담당상은 “경기 하강 국면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일본의 경기후퇴 국면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모리타 교헤이 바클레이즈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시장의 위축으로 일본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달 일본은행은 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3%로 내렸다. 니시오카 준코 RBS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이미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경기 전망을 하향했다”며 “이번 경제성장률 발표로 금리정책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경기가 계속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개장 초기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저가 매수가 일어나면서 전날보다 60.19포인트(0.71%) 오른 8522.58에 마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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