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더잘할수있다>횡성 주민들 준법 다짐-도로표지등 청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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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정축년 새해-.조용한 산골 마을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다.내고장을 쓸고 가꾸며 질서의식 생활화를 다짐하려는 것이다.
지난 2일 오후3시 강원도횡성군횡성읍내 군청앞 네거리.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읍내 주민 20여명이 더운 김을 내뿜으며 자원봉사 활동을 펴고 있다.교통신호등과 도로 표지판을 물청소하고 쌓인 눈을 치우는 작업이다 .조태진(趙泰鎭.59)횡성군수도 눈에 보인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지나치는 주민마다 미소가 환하다.
주민들이 새해를 거리청소와 함께 시작한 것은 이 마을 군의원진기범(陳起範.54)씨등 유지들의 제안 때문.陳씨등은 새해 자원봉사 운동의 하나로.기초질서 지키기'실천을 해 보기로 한 것이다. “선진 시민이 되는 작업에 지방 주민들이라고 예외가 될수는 없죠.질서 지키기를 위해선 먼저 법규등이 잘 정비돼 있어야 해요.그래서 첫 작업으로 흙탕물로 더러워진 도로 표지판과 교통신호등 청소작업을 시작했습니다.” 陳씨는“한국인은 남이 보는데선 잘 하지만 돌아서면 적당히 법규를 무시하는 나쁜 습관을갖고 있다”며“새해엔 생활 법규를 지켜나가는 주민 문화운동부터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유지들은 陳씨가 회장으로 있는.횡성군사회복지 봉사회'를 중심으로 거리에 침을 뱉다 발각되면 공동기금으로 5천원을 내게 하는등 구체적인 수칙(守則)도 마련키로 했다. “물론 주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이어야겠죠.공동체 의식은 상호 존중과 개인의 질서의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원봉사에 앞서 자기 규제부터 생활화해 보자는 것입니다.” 횡성군 주민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하나로 뭉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5월.민간단체인 한국사회복지프로그램연구회(회장 崔日燮.서울대 교수)가 중앙일보사의 후원과 삼성전자 협찬으로 서울송파구.부천시.전주시평화동과 함께 횡성군을.복지 공동 체 건설을 위한 자원봉사 시범마을'로 지정한게 계기가 됐다.
시범마을 중앙운영위원회(공동대표 李潤求.姜汶奎)위원인 상지대송정부(宋鄭府.52.사회복지학)교수는“지난해 10월 횡성군 사상 처음 주민 공청회가 열려 사회복지봉사회를 결성했다”며“주민들이 내 고장을 내 손으로 가꾸어 보겠다는 뜨거 운 정열이 있어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횡성=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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