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건 끊어진 천은숙 수술 성공 농구 재기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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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은퇴라뇨? 앞으로 3년은 더 뛸 자신이 있어요.” 지난해 12월28일 현대산업개발과의 96~97농구대잔치 여자실업리그 경기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당한 국가대표 가드 천은숙(28.코오롱.사진)이 재기를 선언했다.
코오롱의 실질적 리더인 천은 전반 경기도중 상대선수에 밀려 쓰러지면서 부상,즉시 서울 중앙병원으로 후송됐고 31일 스포츠상해 전문의인 윤준오 박사의 집도로 수술을 받았다.수술은 성공적이었고 4일에는 목발을 짚고 올림픽 제1체육관에 나와 코오롱과 대웅제약의 경기를 지켜볼만큼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연말연시를 병상에서 보내며 진로를 놓고 고민하던 천은숙은 “여기서 농구인생을 끝낼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천이 선수생활을 위협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90~92년에는 갑상선질환으로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할만큼 심한 고통 을 받았다.
89~90년에는 어깨부상으로 일본까지 건너가 치료를 받는등 부상과 질병의 악령이 끊임없이 천을 괴롭혔다.그러나 어깨부상은초인적인 재활훈련으로,갑상선질환은 독한 약을 먹고 식이요법으로육회를 씹으며 기어이 이겨냈다.
천은숙은 전주원.김지윤과 함께 여자농구 3대가드로 꼽히며 유난히 많은 남성팬을 거느리고 있는 코오롱의 간판.한국이 90,94아시안게임을 연속제패하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운 발군의 게임리더다.속공 연결능력과 공격결정력은 국내 최고.
프로화를 추진하고 있는 여자농구에서 남자선수 못지않게 인기를끌 수 있는 선수중 하나로 꼽혔던 천은숙의 부상은 세미프로리그를 출범하려던 여자농구계의 큰 손실.
그러나 남자선수 못지않은 기백을 지닌 천은숙은 “은퇴시기는 내가 결정한다.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은퇴란 있을 수 없다”며 1년안에 일어서 코트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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