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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매니저>96년의 기업 크라이슬러 경영 귀재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검은 깃발을 휘날리며 물살을 가르고 날쌔게 다가와 느릿느릿순항하는 거대한 스페인 범선을 거침없이 공격하는 해적선.” 포브스지 최신호가 크라이슬러를 .96년의 기업'으로 선정하면서 묘사한 표현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옛크라이슬러 본사 현관위에는 .반드시 더 나은 방법이 있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이는 덩치 큰 대기업의 타성을 거부하고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으로 대표되는 .
크라이슬러 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이같은 크라이슬러사의 분위기는 거대 장치산업이라기보다 실리콘밸리의 첨단 벤처기업을 연상시킨다.
크라이슬러사단의 총사령탑인 로버트 이튼(56)회장은 “실제로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간 미쳤다고 할 수 있다.자동차에 대해 거의 무모할 정도의 열정이 없다면 절대로 경쟁에서 앞설 수없다”고 말한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빅3가운데 막내격인 크라이슬러가 지난해 거둔 실적은 눈부시다.6백억달러의 매출에 경쟁사의 두배 가까운 6%의 매출액대비 순이익률,20%에 이르는 자본 수익률등.
우수한 경영능력은 어려움 속에서 더욱 돋보인다.17년전 거의침몰할 뻔한 크라이슬러가 오늘날 미국 자동차산업 부흥의 기수로변신하게 된 이면에는 이튼 회장을 정점으로 한 일군의 탁월한 경영진의 노력이 숨어 있다.
크라이슬러를 파산의 나락에서 기사회생시킨 주인공이 리 아이아코카 전회장이라면 치열한 경쟁속에서 크라이슬러를 자동차업계 선두주자로 끌어올린 것은 이튼 회장과 그의 경영팀이다.
제품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2인자 보브 루츠부회장,프랑스 르노사 출신의 수석디자이너 프랑수아 카스타잉,크라이슬러디자인을 개발한 토머스 게일,부품구매에서 획기적인 원가절감을 이뤄낸 토머스 스톨캠프,생산책임을 맡은 데니스 폴리,마케팅의 귀재 제임스홀든,멕시코사업본부장 시어도어 커닝엄등이 바로 그들이다.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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