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황금땅>강원 평창.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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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효석의 단편소설.메밀꽃 필 무렵'의 주무대인 강원도평창군봉평읍에서 10여㎞ 떨어져 있는 봉평면면온리.불과 5~6년전까지만 해도 원주민 1백여명을 제외하고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첩첩산중의 오지마을이었다.
이 마을에 ㈜보광이 스키장등 1백여만평 규모의 4계절 레저시설을 95년말 개장하면서 면온리를 비롯해 주변의 무이.창동.진조.유포리 일대는 개발붐이 일며 땅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1주일에 한 대의 승용차도 구경하기 힘들었던 지역에 하루평균 1만여대가 드나들고 있고 도로변 곳곳에는 외지인들을 겨냥한 숙박업소.음식점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원주민들이 맥주원료인 호프를 재배해 생계를 이어 가던 해발 1천2백61의 태기산 자락은 하루 2만여명의 스키어들이 찾아드는 레저단지로 변했다.덕분에 90년초 평당 2만~3만원에 불과하던 면온리 일대 준농림지가 지금은 도로변 요지의 경우 70만~1백만원까지 올랐으며 평당 1천원이 안되던 임야도 최고 25만원에 이르고 있다.이곳에 50여만평의 농지와 임야등을 소유하고 있던 C모씨는 보광측에 땅을 매각한 대가로 수십억원의 보상을 받아 하루아침에 갑부가 됐다는 게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의 귀띔.그는 현재 스키장 주변(약 5만평)과 원주.장평등에도 상당한 땅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이곳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방향으로 30여㎞ 떨어진 횡성군둔내면 일대도 성우리조트 스키장 개발로 덕을 본 지역.95년말 1백여만평의 스키장이 개장되고 4계절 레저타운으로 보광과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주변 두원.자포곡.둔방내 리의 땅값이 오르고 있다.무.배추등 고랭지채소를 재배해 생계를 이어 가던 산간오지마을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초.당시 평당 6천~7천원에 불과하던 두원리 일대 도로변 준농림지가 지금은 60만~1백만원선,평당 1천5백~2천원선 이던 임야는 30만원선에이르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스키장 주변 도로변에 숙박업소.음식점등을 내기 위해 땅을 매입하려는 외지인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앞으로 4계절 이용이 가능한 시설이 완비되면 땅값이 더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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