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臺 다이아반지.로렉스시계등 호텔 분실물센터에 가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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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백만원이 넘는 다이아몬드 반지.금장 롤렉스시계.진주목걸이등 고가품부터 안경.양복 저고리까지 분실물센터에 가득하지만 찾아가는 손님이 드물어요.물건을 찾아주려고 집에 연락하면 괜한 가정불화가 생길까봐 삼가고 있습니다.” 특급호텔인 서울강남구역삼동 노보텔 분실물센터에는 투숙객들이 놓고간 물품이 3평 남짓한 공간에 가득하다.
진주목걸이.금장 넥타이핀.롤렉스시계.핸드폰.무선호출기에 수십만원짜리 외제 여성 속내의까지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또 항공기 조종사들이 두고간 대형 여행가방이 6개나 되고 고급 양복상의도 여러벌 가지런히 걸려있다.
이 호텔의 고급 습득물은 한달 평균 1백여건 정도.분실물의 보관기간은 6개월,귀중품의 경우 1년까지 보관되지만 주인에게 돌아가는 물건은 20%도 되지 않고 기간이 넘으면 대부분 습득한 청소부의 몫이 된다.
값비싼 분실물 안찾아가기는 리츠칼튼.르네상스서울.인터컨티넨탈호텔등 특급호텔은 대부분 비슷한 실정.
호텔측은 과소비 풍조가 확산되면서 소지품에 대한 애착이 사라진데다 호텔을 불륜 장소로 이용한 사람들이 물건을 찾고 싶어도투숙한 사실이 알려질까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현상을 빚고 있다고 했다.
노보텔 관리부 장상(張相.36)대리는“한번은 삐삐를 찾아주려고 투숙한 손님 집으로 연락했다가 오히려.그런 곳에 간적이 없다'고 펄펄 뛰는 것을 보고는 연락처를 알아도 방치해두고 있다”고 말했다.또 르네상스호텔 홍보부 박영경(朴映璟 .26.여)대리는“최근 물건 귀한줄 모르고 마구 버리는 소비풍조에다 호텔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고가 분실물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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