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 수위 봉직 34년만에 퇴직 정창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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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도청을 찾는 손님 안내하는 재미에 세월가는 줄 몰랐습니다.
” 공직생활 34년간을 말단 9급으로 시작해 같은 직급으로 정년퇴직한 정창수(丁昌洙.61)씨.그는 65년부터 단 한번도 충남도청 현관을 떠나지 않고 줄곧 수위로 봉직하다 작년말 퇴직했다.말그대로 외길인생을 살아온 셈이다.
“누가 눈여겨 알아봐주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부서를 옮기거나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丁씨가 근무하는 동안 도지사가 22번 바뀌었다.충남도 1백년 역사에 찾아보기 힘든 근무기록이라고 도청관계자들은 말한다.
군을 제대하고 운영하고 있던 구멍가게 영업이 시원치않자 일자리를 찾던 丁씨는 28세때 잘 알고 지내던 도청직원 소개로 도청수위실과 인연을 맺었다.
그뒤 丁씨는 오직 도청현관 한 곳에서 손님안내를 해왔다.청소감독.잡상인 단속.쓰레기 분류처리등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했다.일자리의 특성상 그는 줄곧 다른 직원들보다 2시간이나 빠른 아침 7시에 출근해 퇴근도 늦게했다.
丁씨는“가끔 민원인들이 들이닥쳐 농성할 때가 가장 난감했다”고 회고했다.
그가 도청현관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다.공로를 인정받아 올봄에 임시직 신분으로 도청수위실로 되돌아온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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