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년'공동사설' 담긴뜻-통일은 有關國 협력 국제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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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북한이 기존 대내외(對內外) 정책에큰변화가 없을 것임을 예고한다.새로운 정책대안이나 방향제시 없이 미국과의 관계개선.남한배제.경제난 해결.사상통제 강화등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다만 ▶통일문제를 유관국도 협의해야 할 국제문제라고 인식하고▶영도자로서 김정일(金正日)의 위상을 강화하며▶식량사정의 악화를 확실하게 인정한 점등이 눈에 띈다.
◇대내정책=경제난 해소를 중점 강조했다..위에서 대주면 좋고안대주어도 제힘으로 해낸다는 비상한 각오를 가지라'는 촉구가 모든 것을 함축한다.
특히.먹는 문제의 결정적 해결'이라는 표현까지 구사,식량난 해소가 최대의 현안임을 분명히 했다.과거.알곡생산의 결정적 전환을 이룩하자'는등 간접적 표현으로 식량사정의 어려움을 드러낸적은 있으나 이번처럼.노골적인'용어를 쓰기는 처 음이다.또 농사를.농민들의 지향과 자체 실정에 맞게'지으라고 요구했는데 이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분조계약제'를 계속 실시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농업.경공업.무역등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킨다는.혁명적 경제전략'을 계속 관철하겠다고 밝혔다.이는 94년부터 96년까지 3년간 설정했던 제3차 7개년계획 완충기가 올해에도 연장됨을 뜻한다.정치면에서 주목할 대목은 김정일의 권력승계 부분이다.물론 이와 관련된 직접적 표현은 없다.또 이번 공동사설 발표전에 94년도 김일성(金日成) 신년사가 먼저 방송됐다.이는아직도 김일성 유훈통치의 틀은 그대로 유지되리라는 방증이다.
그러나 95,96년 사설과 비교할때 김정일을 영도자로 부각시키는 측면이 대폭 강화됐다.무게중심이 확연히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옮겨진 것이다.
◇대남.대외정책=통일문제가 유관국들도 협력해야 할 국제적 문제라고 언급한 대목이 주목된다.북한은 과거 당국자들의 발언을 통해 이와 비슷한 언급을 한 적은 있다.
그러나 3자 설명회 개최가 확정된 시점에서 이같은 언급을 한것은 ▶남한과의 단독대화는 배제하면서 ▶대미(對美).대일(對日)관계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도를 더욱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때문에 북한의.통미봉남(通美封南)'전략은 한층 강 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대남관계에서.국가보안법 철폐'등 상투적 주장이 빠진 것이 눈에 띄지만 별 의미는 없다는 분석도 이런데서 연유한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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