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일부 수정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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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의 달라진 경제사정 때문에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차기 미 행정부의 통상정책 방향과 한·미 FTA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의 간담회에 참석한 제이 아이젠스타트(사진) 전 미 무역대표부(USTR) 관세담당 국장의 말이다. 그는 한·미 FAT 협상에서 미국 측 협상가로 참여했 다.

그는 “FTA 체결 당시에 비해 현재의 경제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이를 협정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미국의 금융위기와 자동차 부문의 침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협상이라는 말보다 ‘양자 간의 대화’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면적인 재협상보다 일부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 미 의회가 한·미 FTA를 두 가지 이유에서 당장 비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첫째는 미 의회가 비준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미 의회는 5~6개의 긴급 법안을 우선 처리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도산 직전에 있는 미 자동차 업체의 사정이라고 했다.

그는 “수요 부진으로 미 자동차 업체는 물론 자동차 할부금융시장까지 마비됐다”며 “GM과 포드·크라이슬러 등 빅3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다”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미 의회의 한국 정부에 대한 통상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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