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적정환율은 1000원 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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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0원은 너무 낮고, 1300원은 너무 높다. 아마 1000원쯤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통화 전문가인 로버트 먼델(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12일 서울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적정한 원-달러 환율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 정부가 어떤 통화정책을 써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환율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짧게 답했다. 199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그는 유럽 단일통화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 ‘유로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 온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경기 침체를 풀기 위해선 은행·기업이 자본을 늘려야 하고, 각국 정부는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먼저 35%에 달하는 법인세율을 15~20%로 확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세율이 전 세계 법인세율의 상한선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먼델 교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 했던 공약을 철회하고 법인세율을 내리는 게 위기 탈출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행사 기조연설에서 그는 “앞으로는 화폐 발행 이익을 세계가 공정하게 나눠 가져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 점을 언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통화체제의 새로운 구축 방향에 대해서는 “3~5개 주요 통화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달러와 유럽의 유로, 일본 엔, 중국 위안, 영국 파운드가 후보라는 것이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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