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匪사과성명 南北호칭 시비-북한만 정식국호 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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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잠수함 침투사건과 관련한 북한 외교부대변인의 29일 사과성명내용을 둘러싼 시비가 이어지고 있다.그중 하나가 남북 양측의 호칭에 관한 것이다.
북한은 사과성명에서 스스로에 대해.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라는 정식명칭을 썼으나 우리에 대해선.남조선(South Korea)'이라는 표현을 썼다.이에 대해 일각에선.사과주체가 북한당국이어야 한다'는 점에 집착하다 어이없 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결과적으로 북한의.정통성'은 부각시키면서 우리를.지역정부화'한 꼴이 됐다는 것이다.북한이 정식 명칭을 사용하는 한 우리의 정식국호인.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받아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다.
한 당국자는“비록 미국을 중개자로 했으나 뉴욕 북.미 접촉은남북간 협상의 성격도 있는 것”이라며“북한의 정식국호만 들어간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남북이 상대방을 호칭할때 확고하게 정해진 원칙은 없으나 쌍방간에 서신이나 전화통지문을 보낼 때는 정식국호를 썼다.92년2월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에도 남북의 정식국호가 들어갔다. 다만 서로 남북관계는.특수관계'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남과 북'이니.남측'.북측'이라는 표현을 써왔다.이렇듯 남북은 호칭에서.대등성'을 유지해왔는데 사과를 받는 마당에 우리의 정식국호가 빠진 것은 이해할 수 없 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사과주체와 객체를 분명히 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반론이 나온다.한 당국자는“북한은 처음에.남측'.북측'이라는 용어를 들고 나왔다”면서“그러나 그럴 경우 사과주체가 모호해지는 문제가 생겨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이런결과가 나왔다”고 해명했다.즉 사과주체가.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외교부라는 점을 확실히 하면서 외교부대변인이 사과하는 형식을 취하게 하다보니 북한이 정식명칭을 사용케 됐다는 얘기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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