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의조치로 긴장조성 가능성-내년 大選과 북한의 대응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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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내년 한국 사회의 화두(話頭)는 대통령 선거가 될 것이다.그파장은 또 남북관계로 이어질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북한은 내년 대선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북한체제의 관성(慣性)으로 볼 때 과거 역대 선거에서의 전략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92년 14대 국회의원및 대통령 선거,95년 지자제 선거,올해 실시된 15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타난 북한의 행태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북한은 한국의 선거를 이용,실리를 최대한 추구하는.용남(用南)전략'을 전개했다.지난해 지자제 선거전 조선삼천리총회사를 통해 한국에 쌀 지원을 타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북한은 내년 대선에서 남북대화가 주요 쟁점이 될 경우 한국측에. 추파'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북한은 이같은 용남정책을 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대남 선전.선동을 더욱 강화했다.북한은 한국측의 쌀 지원이 충분히 예견되는 시점에서 노동신문.민주조선등 관영언론의 사설.논평등을 통해.지자제 선거가 부정협잡선거.금권선거'라고 비 난했다.
당시 방송을 통한 모략은 하루 1백20~1백30회.특히 선거가 임박했던 95년6월에는“지자제 선거장을 문민정권의 심판장으로 만들자”(중앙방송),“인민들은 청와대를 불사를 것”(평양방송)이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민전 방송은 14대 대선시기인 92년10월부터 대남 선전.
선동을 대폭 강화,선거 교란에 나섰는데 당시.대남공개서한'(10.1),.투쟁구호'(11.11),.전체 국민에게 보내는 호소문'(12.7)등을 통해 당시 김영삼(金泳三)후보 를 집중적으로 매도한바 있다.
북한이 역대 선거에서 보인 다른 주요한 행태는 무력도발.테러등을 통한 급격한 긴장고조다.올해 4월 총선전의.북풍(北風)'변수가 전형적인 예다.결과적으로 여당에 상당히.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되는 판문점에서의 무장도발과 관련,북한이 체제 유지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남한에 유화적 정권이 들어서는 것보다 대북 강경세력이 집권해 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시동원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주적(主敵)개념이 미국에서 남한으로 바뀐 것도 한 이유라는 관측이다.
또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한등 이래저래 세계의 시선이 한국에쏠린 시점을 이용,정전체제가 무력화됐다는 사실을 각인시키고 긴장고조를 통해 북.미간 군사고위채널 개설과 한.미공조 와해도 노렸다는 분석도 있다.그러나 아직도 총선직전의.북 풍'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다.한국의 역대 선거전에 있었던 다른 여러 도발과 함께.
지금까지 북한의 행태로 볼 때 내년 대선에서도 대남 선전.선동은 대폭 강화될 것이다.또 어떤 형태로든 남북 긴장을 조성할.모종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다분하다.내년 대선정국에서 북한이슈가 어떤 것일지는 미지수지만 승부의 주요변수 로 작용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김성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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