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경기 순환철도 건설 빠를수록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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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경기도는 가칭.경기도순환철도'추진 구상을 발표했고 언론도 이를 보도했다.그러나 본인은 이번 보도에서 순환철도의 의미가 과소평가됐다고 본다.
앞으로 수도권은 인구와 산업활동이 크게 증가한다.서울을 빼고경기.인천만 하더라도 현재 인구 9백만명에서 향후 20년간 1천4백만~1천5백만명까지는 증가할 전망이다.일자리와 통근.업무통행 수요도 급증하고,따라서 수도권 전체 통행수 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이때 서울집중형 구조로 일관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지는 명약관화하다.
서울의존적 위성도시의 기능을 전환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를위해 다핵연합형 도시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공감대가 형성돼 있다.순환철도는 그 방법론의 유력한 대안이다.
경기지역 도시들이 독자적 기능을 가진 연합체로 탈바꿈하는 시기는 빠를수록 좋고 순환철도는 그 구조개편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급행화된 순환철도라면 환상(環狀)도시벨트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이들 도시는 베드타운인 성남.분당.일산등과 산업도시인 인천.안산.시흥,그리고 관리형 복합도시에 해당하는 수원.의정부등이다.이들 도시의 현재 인구는 약 4백60만명이고 20년후엔7백만명 규모로 증가할 것이다.이만한 규모의 도시들이 서울에 매달려 있는 것과는 사회비용 측면에 서 계량할 수 없는 차이가있다. 순환철도는 가장 큰 교통문제인 서울집중 승용차교통을 줄인다.방사형 철도체계는 곧 방사형 도시활동체계를 유도하고,기본적 승요차 통행수요도 서울집중형으로 증가한다.그러나 환상형으로다핵화되면 이 수요의 상당부분은 전환될 것이다.
순환철도는 연간 약 1조원의 시간단축효과 뿐만 아니라 경전철등 대중교통체계의 정착을 유도한다.또하나의 장점은 철도운행방식의 고속화를 촉진하는 효과다.현재와 같은 완행방식이라면 시간비용 측면에서 승용차 대체효과가 없다.순환철도는 장 차 16개 방사노선과 교차하면서 상당노선의 급행화를 촉진할 수 있다.간선철도가 고속화되지 않으면 대중교통시대는 열리지 않는다.
순환철도는 정작 난개발(亂開發) 방지효과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급증하는 인구와 산업활동.시설을 그 입지에 대한 공공차원의전략없이 방치할 경우 수도권 곳곳은 산발적으로 개발된다.공공의관리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개발할 곳과 보존할 곳을,규제만이 아닌 유도적 전략으로 구분해주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순환철도에 의한 환상도시벨트는 그그릇을 제공한다.
발표자료대로 재원조달에 문제가 없다면 순환철도는 지자체의 고무적 구상으로 봐야 한다.통일을 대비한 장기포석으로 말이다.
이원영<수원대교수.도시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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