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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오해하지 말자”, 드라마 속 오류 바로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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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에서 등장하는 그림은 25점 남짓이다. 정조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를 집중적으로 다루지만, 팩션이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역사 왜곡 논란도 있고, 타이트한 촬영 여건 때문에 디테일에 신경쓰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이종목 교수는 “드라마만 보고 신윤복을 진짜 여자로 알거나, ‘군선도’를 김홍도와 신윤복이 같이 그렸다고 오해하는 일은 반드시 바로잡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첫째로 이 교수가 지적한 드라마 속 오류는 윤두서의 ‘자화상’이다. 드라마에서는 신윤복이 ‘자화상’을 보고 무서워 놀라 자빠지는데,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얼굴만 둥둥 떠있는 형태로 그림이 잘못 나갔기 때문에, 윤두서의 얼굴이 무서워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자화상’은 도화서에 보관된 작품도 아니고 윤두서의 집에 있던 소장품이다. 당시 화풍인 ‘전신사조’(傳神寫照-외모보다 인물의 정신세계와 인품을 화폭에 담는 초상화 화풍)에 의해 윤두서는 상반신이 초상화에 덕스럽게 담겨져 있었다. 다만 일제 말기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머리만 남은 채로 흐릿해졌는데, 이를 복원하지 않고 지금 상태 그대로 드라마에 등장시켜서 그림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명기에 대한 묘사 부분이다. 드라마에서는 이명기가 김홍도의 라이벌로 나와, ‘서직수초상’을 함께 그린 사건에 등장했다. 이 교수는 “이명기는 드라마처럼 졸렬하거나 우스꽝스런 사람이 아닌 인품이 뛰어난 위인이다. 극중 신윤복이 초상화를 그릴 때 사팔뜨기로 얼굴을 묘사했던 명장면은, 역사적으로 이명기가 했던 에피소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신윤복의 ‘단오풍정’을 묘사한 장면은 원작 그림의 진가를 드높인 뛰어난 연출력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후반부 나오는 '미인도'와 '월하정인'도 감각적인 스토리로 담겨진다. 김홍도의 작품이 신윤복에 비해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바람의 화원'은 '대장금' 만큼이나 한국 문화를 알리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JES 이인경 기자 [b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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