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 미묘한 힘 분출-호암갤러리 조선전기국보전을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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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세모의 들뜬 분위기는 동서고금이 마찬가지일 것이다.서울에서는이러한 연말 휴일을 더욱 즐겁고 신나게 해주는 두가지 놀라운 선물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그것은 서울 국립박물관이 잠정적이지만 이사하면서 새단장하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호암갤러리에서 열리는 조선전기국보전이다.
조선전기국보전에선 14세기에서 16세기말까지 조선의 서예.그림.칠기.금속공예.도자기.희귀본 서적등 2백여 작품이 선보인다.이는 분명히 조선전기 예술에 관한한 지금까지 마련된 전시회에서 가장 수작들만을 모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여 기서는 동아시아 문화의 연속선상에서 독특하고 미묘한 한국 예술의 힘과 끈기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는 작품 선정도 매우 면밀한 검토를 거친 것이었고,훌륭하게 기획됐으며,뛰어난 감각으로 작품들을 배치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조선왕조 전기에 나온 수작들의 위엄을 되새기게 된다.더구나 이 작품들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전시에서 특히 뛰어난 작품 두가지를 꼽고 싶다.
우선 안견의 숭고한 필치가 안평대군의 명필과 함께 현존하는 몽유도원도다.숨을 멎게 만들 정도로 놀라운 이 작품은 아시아 미술사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 둘째로는 15,16세기의 놀라운 1급 도자기들을 40여작품모아 놓은 것이다.이 작품들은 조선시대의 예술적 조예와 흥취에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일찌감치 다가온 이러한 세모의 선물들을 직접 접해보기 바란다.보기만 해도 짜릿한 감흥을 불러일으킬 이 전시회를 당장 가서보라고 권하고 싶다.
커닝햄 클리브랜드미술관 韓.日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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