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브리핑] 北 국방위 개성공단 조사단“철수에 얼마 걸리나” 물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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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호 10면

북한 국방위원회 소속 군부 조사단(단장 김영철 중장) 5명이 6일 개성공단을 실사하면서 남측 입주 기업에 ‘철수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고 물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의 방문은 지난 10월 두 차례의 남북 군사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 중단을 요구하며 “아니면 개성공단과 개성 관광 등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압력 행사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 중장은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으로 남북 회담 전문가이며, 함께 온 박임수 대좌도 삐라 살포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북측 군사 실무회담의 대표다. 이날 조사는 ‘개성공업지구 실태료해’란 이름으로 진행됐으며 군부가 개성공단 실태 파악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은 5일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에 조사단 방문 일정을 전달하면서 예우해줄 것을 요청, 관리위원회 문무홍 위원장이 조사단의 실사에 동행했다.

문 위원장은 “북한군 간부들이 11개 입주 업체를 돌아보며 남측 기업의 임금, 투자 수익성, 작업환경 등 실태를 조사했다”며 “철수와 관련된 질문은 기업들에 직접 했으며 위원회 측은 이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당장 개성공단을 닫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삐라 살포가 계속되면 실제로 차단할 수 있다고 행동으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같은 날 이종혁 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과 개성에서 만났다. 이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개성공단을 한번 닫으면 다시 열기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이 전 장관은 전했다. 이 부위원장은 조사단의 개성 실사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이 전 장관은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성공회대학의 전문가 과정 학생과 함께 개성공단을 둘러본 뒤 개성 관광을 하는 자리에서 방문 사실을 알고 온 이 부위원장과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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