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中企 인수 1000억 펀드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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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우리은행이 1000억원 규모의 사모주식투자펀드(PEF)를 조성해 부실해진 중소기업 인수에 나선다. 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선별해 채무 만기연장 및 이자감면과 함께 원금도 깎아주는 대대적인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이 은행은 우선 5만여개 주거래 중소기업의 2.6%인 1296개(총여신 8856억원) 업체를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들을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의지▶영업 현금흐름▶차입금.이자 상환능력 등을 감안한 회생가능성에 따라 다섯 부류로 나눈 뒤 살릴 수 있는 기업은 과감하게 지원하되, 그렇지 못한 기업은 아예 퇴출시킨다는 것이다.

우선 같은 업종 내에서 독점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빚부담이 큰 중소기업은 PEF가 빚을 떠안아 출자로 전환한다.

이자를 갚을 능력이 있으면서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빠진 기업은 채무의 만기연장을 해주고, 원금상환 능력은 있지만 이자비용이 많아 연체하고 있는 기업은 이자 감면과 금리.만기를 동시에 재조정해 주기로 했다. 또 차입금이 많아 현금흐름이 악화했지만 채무를 재조정해 주면 회생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이자감면과 만기연장 외에 원금도 깎아줄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그러나 지원한다고 해서 경영이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퇴출시키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또 회생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할 때 다른 금융회사와의 공조가 절실하다고 보고 공동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80%가 2~3개 금융회사에 빚을 지고 있다"며 "기업별로 관련 금융회사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장.기계.상가 등 각종 담보물건과 인수.합병(M&A) 대상 기업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주 홈페이지(www.wooribank.com)에 담보물건과 기업 M&A를 중개하는 코너를 신설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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