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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캠프 20일 전 “게임 끝났다” 매케인이 워낙 들떠 있어 안 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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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비밀경호국 정예 요원들이 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을 시카고 시내 연방수사국(FBI) 빌딩까지 호위하고 있다. 오바마는 이날 마이클 매코널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DNI는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부 내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시카고 AP=연합뉴스]

이번 미 대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진영은 대선 20여 일 전 이미 패배할 운명임을 알았다.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옷 쇼핑에 써 공화당 캠프를 격분시켰다. 미 시사잡지 뉴스위크 최신호(9일자)는 알려지지 않은 미 대선 뒷얘기를 소개했다.

◆페일린 쇼핑에 공화당 경악=페일린은 선거 유세용 의상비로 공화당비 15만 달러(약 2억원)를 쓴 것으로 보도돼 왔지만, 실제론 수만 달러를 더 쓴 것으로 드러났다. 페일린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8월 말, 니콜 월러스 당 선임 보좌관은 “전당대회를 위해 정장 세 벌을 구입하라. 돈은 당이 댄다”고 말했다. 그러자 페일린은 뉴욕 최고급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버뉴’ ‘니먼 마커스’에서 자신의 옷은 물론 가족들의 옷과 액세서리까지 사들였다. 시간이 부족하자 보좌관에게 옷을 사오라고 시키기도 했다. 페일린이 제출한 영수증을 본 월러스는 엄청난 액수에 경악했다. 매케인의 수석 선거 전략가인 스티브 슈미트는 페일린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슈미트의 눈에서 벗어난 페일린은 4일 매케인의 대선 패배 승복 연설에서 자신도 연설하기 원했지만 슈미트에게 거절당하고 손만 흔들어야 했다.

◆화끈한 페일린=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9월 1일 밤, 슈미트와 마크 사터 당 선거전략가가 페일린에게 대회 일정을 보고하기 위해 그가 투숙한 호텔 방문을 두들겼다. 문을 열고 들어간 이들은 머리가 온통 젖은 채 목욕수건 한 장만 몸에 두르고 있던 페일린과 마주쳤다. 페일린은 천연덕스레 “남편 토드와 얘기하고 있으라”고 말한 뒤 침실로 들어갔다.

◆오바마, 힐러리 안중에도 없었다=알려진 것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단 한번도 자신의 부통령 후보로 고려한 적이 없었다. 경선 과정에서 힐러리에게 상처를 입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막강한 영향력이 부담스러워 일찌감치 힐러리를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게다가 힐러리는 민주당 경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날 밤 매케인에게 전화를 걸어 오랫동안 친근하게 대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위크는 “힐러리는 사실 오바마보다 매케인과 더 깊은 관계를 맺어 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상원의원 자격으로 외국 여행을 같이했으며 서로에 대해 연륜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오바마를 ‘경험 없는 반짝 스타’라 보는 시각도 같다.

◆매케인 “세 가지는 공격하지 마”=매케인은 오바마의 정신적 스승인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가 ‘갓 댐 아메리카’를 외친 사실을 공격하자는 캠프의 네거티브 광고안을 거부했다. 매케인은 오바마가 군복무 경험이 없다는 점, 부인 미셸의 신상, 라이트 목사의 언행 등 세 가지는 절대 공격하지 말라고 캠프에 주문했다. 지난달 들어 페일린은 캠프의 사전 승인 없이 오바마와 극좌파 운동가 윌리엄 어이어스와의 관계를 공격했다. 캠프 측은 “페일린이 이 문제를 터뜨렸으니 일주일 뒤부터 본격적으로 밀어붙이자”고 건의했으나 매케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선 20일 전 ‘게임 오버’ 단정=스티브 슈미트 등 공화당 캠프는 3차 대선 TV토론이 열리기 나흘 전인 지난달 12일 매케인이 오바마에게 이길 가능성이 10~15%에 불과한 사실을 알았다. “게임은 끝났다”고 단정한 슈미트와 동료들은 매케인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알릴지 논의하다가 포기했다. 선거운동에 열중한 매케인이 워낙 들떠 있어 들은 척도 안 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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