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日대사관서 2백명 인질극-이원영대사등 韓人2명 억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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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리마.도쿄=외신종합,이철호.김국진 특파원〕페루 수도 리마의일본대사관저에 17일 오후8시40분(한국시간 18일 오전10시40분)반정부 무장 게릴라조직이 난입,각국 외교관과 페루 외무장관등 약 2백명의 인질을 잡고 군경 4백여명과 대치중이 다.
인질 가운데는 한국의 이원영(李元永.53)페루대사와 재일 사학자 이진희(李進熙)씨의 장남인 미쓰비시상사 페루지사장 대리 이명호(李明鎬.32)씨가 포함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주 페루 캐나다대사가 억류된 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마침 옆자리에 있던 李대사가 아직 안전하다는 사실을 현지시간 18일 아침 7시쯤 확인하고 이를 우리 대사관에 알려왔다고 외무부는 밝혔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소속 게릴라 30여명은 이날 대사관저 인근에서 4발의 폭탄을 터뜨린데 이어 공관주변 경비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면서 대사관저로 몰려들어가 일본왕 탄생기념일(23일) 축하연에 참석중 이던 6백여명의 외교관.일본상사원.대사관직원들을 인질로 잡았다.
〈관계기사 3,23면〉 MRTA측은 18일 낮 12시(한국시간 19일 오전2시)까지 페루정부가 수감중인 약 4백50명의 MRTA조직원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또 18일 오전(현지시간)에는 일본대사 관저 내부에서 돌연 폭발음과 총성이 들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은 사RTA측은18일 낮 12시(한국시간 19일 오전2시)까지 페루정부가 수감중인 약 4백50명의 MRTA조직원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또 18일 오전( 현지시간)에는일본대사관저 내부에서 돌연 폭발음과 총성이 들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은 사건 발생후 긴급 각료회의를 열고 인질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페루정부측의 공식입장은 나오지않고 있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지금까지 좌익 게릴라들에 대해 강경자세를 보여온 후지모리 정부가 이번의 경우 외교관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유화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MRTA측은 사건 직후 일본 NHK-TV방송과의 통화에서 일본대사관을 공격목표로 삼은 것은“일본정부가 일본계 후지모리대통령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릴라들은 여자와 미성년자들은 대부분 석방했으나,풀려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아직도 최소 2백명 가량의 인질이 대사관저에억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한국정부는 현지공관에 긴급전문을 보내 페루당국과 접촉,李대사가 무사히 풀려나게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도록 지시하고 중남미국을 중심으로 비상대기 체제에 돌입했다.
이케다 유키히코(池田行彦)일본외상도 18일 오후7시30분쯤 외무성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인질의 안전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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