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Down Jacket’ 경제 한파로 처진 어깨에‘새털 날개’를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다운(새털)재킷의 계절이다. 올해는 신사복 브랜드, 영캐주얼 브랜드 할 것 없이 다운재킷 출시를 20~30% 늘렸다. 불황에 추운 날씨가 겹치면서 따뜻하고 실용적인 옷을 찾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란 계산 때문이다. 갤럭시 캐주얼 하지희 MD는 “주말 여가 활동이 늘면서 활동성 있는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활동성 있는 다운 점퍼를 입는 남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뚱뚱한 다운은 가라

올해 다운재킷은 색상과 누빔 모양이 다양해졌다. 전통적인 인기 색상인 검정·남색 외에 금색·빨강·노랑·파랑 등 화려한 색깔의 제품을 선보인 회사가 많다. 실루엣은 날씬해지고, 무게는 더 가벼워진 것이 특징이다. 날씬한 실루엣을 만들기 위해 누빔 바느질은 더 촘촘해졌다. 누빔 간격이 좁을수록 새털이 부풀어 오르는 면적이 좁아 더 날씬해 보인다. 이런 다운재킷을 ‘슬렌더(slender·호리호리한) 다운’이라고 부른다. 슬렌더 다운을 입기로 했다면 몸에 꼭 맞게 입는 것이 더 멋스럽다. 안에 옷을 여러 겹 입는 것보다 가벼운 티셔츠나 목까지 올라오는 풀오버 정도만 입는 것이 어울린다. 다운재킷을 입고서 목도리까지 두르는 건 부한 느낌이 들어 어울리지 않는다. 다만 여성이라면 꼭 맞는 짧은 다운재킷에 스키니진을 입고 머플러를 두르는 것도 자연스럽다.

슬렌더 다운의 소재는 보통의 다운보다 조금 화려하다. 금속성의 광택이나 반짝이는 펄 감이 느껴지는 소재가 겉감으로 많이 쓰였다. 헤드의 기능성 라인 H2X는 금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그라데이션 슬렌더 다운’을 출시했다. 19만9000원. 베이직 하우스는 충전재 무게가 107g에 불과한 ‘수퍼 라이트 다운 점퍼’를 내놨다. 겉감까지 합한 무게가 350g 내외로 티셔츠 한 장 무게와 비슷하다. 오리털 점퍼는 7만9000원, 거위털 점퍼는 9만9000원. 푸마코리아는 가볍고 날씬한 디자인의 구스 다운 재킷을 선보였다. 노랑·초록·보라 등의 화려한 색상이 특징. 22만9000원.

◆등산복도 다운이 대세

K2·라푸마·코오롱스포츠 등도 일제히 다운재킷 출시를 늘렸다. 특히 지난해 노스페이스의 다운재킷이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며 등산객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도 늘 것이란 기대가 섞여 있다.

등산복용 다운재킷은 내피용과 겉옷용으로 나뉜다. 내피용은 가볍고 두께가 얇은 것이 특징. 고어텍스 재킷 안에 보온용으로 입는 것이 목적이다. FnC코오롱 헤드 개발실의 송병호 부장은 “다운재킷은 통풍성·흡수성·보온성이 뛰어나 등산복 내피로 최적”이라고 말했다. 겉옷용으로 나온 다운재킷은 보통 내피용보다 부피가 크다.

‘아이더’는 거위 솜털의 비율을 90%로 높인 다운재킷을 선보였다. 35만9000원. K2는 고어텍스 겉감에 고기능성 다운을 내장한 ‘윌랜드’ 재킷을 내놨다. 59만원. 코오롱스포츠의 머큐리2는 테이핑 공법과 정전기 방지 기술로 깃털이 봉제선을 통해 빠져나오는 것을 최소화했다. 20만원 안팎. 블랙야크는 ‘이글다운재킷2’를 출시했다. 28만원.


◆어떻게 고를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충전재다. 오리털과 거위털이 많이 쓰이는데, 거위털이 더 고급이다. 거위털은 오라기의 길이가 오리털의 두 배 이상으로 길다. 같은 무게의 털을 넣으면 30~40% 더 부풀어 오른다.

같은 털이라도 솜털이 깃털보다 비싸다. 솜털은 오리·거위의 가슴에서 뽑은 가느다란 털이다. 깃대가 붙어 있는 깃털과 달리 봉제 선을 따라 빠져나오는 일이 적다. 부드럽고 공기 함유율도 훨씬 높다. 대부분의 재킷은 솜털과 깃털을 섞어 넣기 때문에 그 비율을 잘 따져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오리털 80:20’이라고 표시돼 있는 제품은 솜털 함량이 80%라는 뜻이다.

다운재킷은 겉감이 물세탁 가능한 소재라면 물세탁하는 것이 가장 좋다. 털이 기름기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드라이클리닝 약품이 닿으면 손상될 수 있다. 모자나 칼라에 라쿤·여우털 등이 붙어 있다면 탈·부착이 가능한지 살펴 고른다. 털만 따로 떼어 드라이클리닝하고 나머지는 물세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