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5.18 항소심 관련 政.財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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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계***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판결에 대해 청와대와 여야정치권은 1심때와 달리 신중한 반응 속에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당국자들은 대부분“선고는 재판부의 일”이라고 언급을 회피.한 고위당국자는 사견임을 전제,“내란 종료시기를 87년 6.29선언때까지로 늦추는등 법적용은 엄격했고,대신 형량이 낮춰진 판결같다”고 평가했다.
全.盧씨 사면문제에 대해 이 당국자는“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고유권한인데 누가 아느냐”고 언급을 꺼렸다.그러나 익명을 부탁한 또다른 관계자는“全씨의 무기징역 감형으로 내년들어 초점이 모아질 사면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부담이 덜어질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국당 김철(金哲)대변인은“이번 심판을 통해 무력에 의한 정권찬탈과 직위를 이용한 축재를 역사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는 결의를 다짐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홍구(李洪九)대표는“판결문을 읽어보기 전엔 뭐라 말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언급을 피했고,한 측근은“집권당 대표가 의견을 피력하기에는 너무 민감한 사안”이라고 실토했다.
국민회의는 선고가 있은 뒤 4시간이 지난 오후3시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의 논평을 내“오늘 판결은 국민들의 법감정과 거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그러나 사법부 고유권한인 판결내용에 대해 시비하지 않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80년 김대중(金大中)내란음모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설훈(薛勳)부대변인은“사법부 판단에 대해선 가타부타하지 않고 존중해주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하고“특히 나는 개인적으론 감옥에 있을때부터 이미 전두환씨를 용서했다”고 덧붙였다.
자민련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이로써 5공 창출과정의 불법성및 부패정권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일단 마무리됐다”며“12.
12및 5.18과 같은 사건이 다시는 우리 역사에 되풀이되지 않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김석현 기자> ***재계***이날 공판에서 그룹 회장들이 대부분 무죄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관련 기업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
그러나 회장의 형량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일부 기업은“비슷한 사안인데 누구는.무죄'고 누구는.집행유예'냐”며 선고형량의 형평성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전경련 심인(沈仁)상무는“재판부의 판결은 천만다행”이라며“더이상 기업들이 이번과 같은 비자금 사건으로 국내외에서 경영활동을 하는데 부담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그룹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김우중(金宇中)회장이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자“뭐라고 할말이 없다”고 했으나 이경훈(李景勳)㈜대우 아메리카 회장이 무죄선고받은 것에 대해서는“잘됐다”는 반응.
한보는 무죄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텔레비전을 지켜보고 있던 직원들이 박수를 치는 등 축제분위기.한보측은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재판부의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앞으로 국가와 그룹 발전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그룹 관계자는 최원석(崔元碩)회장이 관련 회장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자“같은 사안을 놓고 처벌 잣대를 달리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빠른 시일 안에 사면및 복권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한편 진로그룹은“집행유예 결정이 아쉽지만 환영한다”고 말했다. <고윤희.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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