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여성의류업체 (주)데코 김영순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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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여성의류 전문회사인 ㈜데코의 김영순(金英珣)이사는 올해초 35세에 기업의 별(임원)이 된 파워우먼이다.국민대 의상학과를 나와 84년 입사후 12년만의 결실.디자이너 출신으로는 국내에몇 안되는 의류업체의 여성 이사이기도 하다.옷의 생명인 디자인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金이사는 업무 속성상 4계절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야 하는 직장인이다.겨울옷을 팔면서 봄옷을 만들고,여름옷을 디자인하고,가을옷을 기획해야 하기 때문.
金이사가 6개월 단위로 개발해내는 제품은 2백여개.이를 위해6백여개의 제품이 디자인되고 이중 4백여개 샘플이 제작된다.하루 평균 3개꼴로 신제품을 디자인하는 셈이다.
당초 음대를 지원했던 金이사는 대학입시에 실패한뒤 재수하면서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자고결심,의상학과를 지원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金이사는 디자이너로서는 이색적인 케이스다.보통.한 브랜드에 3년 이상 근무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는 이유로 자주 회사를 옮기는 디자이너들의 통념을 깨고 줄곧 한 회사에서만 일해왔다. “공채 1기로 입사할 당시만 해도 매출이 10억원에도 못미치던 회사가 현재 외형이 10배 이상 커지고 내가 맡은 일도 점점 커지는 재미에 한 회사에 눌러앉게 됐다”는게 金이사의설명이다.
한해 평균 20여차례의 해외출장을 다녀와야 하고 전국의 매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히 집을 비우는 날이 많을 수밖에 없다.그녀는 무역업을 하는 개인사업가의 아내이자 아홉살난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남편의 외조나 아이의 이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는 그녀는“직장생활 경험이 있어.일하는 며느리'를적극적으로 이해해주시는 시어머니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고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金이사는“앞으로 욕심이 있다면 공부를 더해 디자인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경영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이수호기자.사진:김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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