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인 현금지급 점포 마감시간에 걸려갇히는 경우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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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꼼짝없이 갇혀 20분을 보냈습니다.이럴수 있는 겁니까.” 9일 오후10시쯤 광주시동구 K은행 남부지점.급히 현금을 찾기위해 야간 무인창구에 들렀던 김기수(金起秀.35.회사원.광주시서구쌍촌동)씨는 크게 당황했다.
신용카드를 현금지급기에 넣는 순간 갑자기 전원이 꺼져버린 것이다.현금지급기로 들어간 카드가 나오지 않은 데다 문마저 잠겨버렸다. 사고로 생각하고 비상전화로 사정을 얘기한 뒤 20여분후에 달려온 사설 경비회사원의 말에 金씨는 더욱 놀라고 말았다.매일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만약 金씨가 비상벨을 눌러 문을 열고 나와버렸다면 경비원으로서도 문을 다시 열 수 없었을 것이다.결국 다음날 오전 은행이정상영업을 시작한 뒤에야 카드를 찾으러 와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현재 광주시내 각 은행이 설치한 무인 현금지급 점포는 모두 1백여곳.이중에는 24시간 운영하는 곳도 일부 있지만 이 지역K은행의 현금지급코너등 대부분 은행의 무인점포는 모두 오후10시 정각에 문을 닫는다.
문제는 이 시간에 전원이 차단되고 출입문이 닫히는.비상조치'가 이뤄지는데도 출입구에 있는 형식적인 영업시간 안내문과 한두차례의 안내방송밖에 사전조치가 없다는데 있다.
이에따라 매일 경비용역회사원들이 10시직전에 들어갔다가 멋모르고 마감시간에 걸린 고객들을.구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K은행등 1백여곳의 광주시내 야간현금지급코너를 관리하는 C경비용역회사측은“최소한 5곳,많으면 10곳에서 이처럼 구조요청이들어온다”며“최대한 빨리 달려가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30분 가까이 걸릴 때도 있다”고밝혔다. 광주.전남지역에 설치된 K은행 야간코너만 1백81곳에이르고 있어 매일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은행들의 대처는한가롭기만 하다.

<광주=양지열.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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