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일선 물러난 건설 총수들 요즘 뭐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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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건설을 중심으로 한 그룹이나 기업을 이끌다 부도.경영난등으로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전직 총수들은 무얼 하고 있나.
한때 수천명의 직원을 호령하던 높은 자리에 있다가 하루아침에.무직'으로 전락(?)한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세인의 관심을끌기에 충분하다.
가장 빨리 현업에 복귀한 사람은 전 유원건설 오너 최영준(崔泳俊.34)씨.지난해 3월 회사를 한보그룹으로 넘긴후 재기를 다지던 崔씨는 최근 춘천 소재 건설업체인 유림실업㈜의 전문경영인 사장으로 취임했다.1군업체인 거대 유원호를 이 끌던 崔사장이 올해 도급순위 5백16위인 지방의 무명 중소업체 고용사장으로 변신한 것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의아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유원의 부하직원 한명도 崔사장과 합류,수주업무를 담당하고있어 재기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 각도 없지 않다.
한일그룹이 현재 인수절차를 밟고 있는 우성그룹의 최승진(崔勝軫)전 부회장은 옛날 거래하던 사람이 서울서초동 우성아파트 인근에 마련해준 사무실에 1주일에 2~3일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만나며 소일하고 있다.그러나 崔부회장은 알거지가 될 위기에 놓여있다.부친인 최주호(崔主鎬)회장과 함께 우성을 한일로 넘기면서 제시한.개인명의로 보증을 선 대출금 면제'조건을 공동관리채권단의 일원인 삼삼종합금융이 거부하고 지난 4월 崔씨 부자를 상대로 우성 대출금 6백여억원중 우 선 2백50억원에 대해 서울지법에 보증채무이행청구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지난 8월 물러난 건영그룹 엄상호(嚴相皓)전 회장은 서울잠원동 건영빌딩에 가끔 나오는 것을 제외하곤 아직까지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지난 93년 주공에 넘어간 ㈜한양 배종렬(裵鍾烈)전 회장은 일체의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있는 상태.
93년8월 그룹 경영이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으로 넘어가면서 퇴진한 라이프그룹 조내벽(趙乃璧)전 회장은 아직도 대주주임에는변함 없지만 그룹 경영에는 전혀 관계하지 않고 있다.다만 94년부터 황해도중앙도민회장직을 맡아 한달에 한번 정도 도민회 사무실에 나올 뿐이다.
지난해 10월 부도로 법정관리중인 ㈜삼익의 이종록(李鍾祿)전회장은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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