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北 김경호씨 一家 홍콩 출발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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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金경호씨 일가족 17명의 홍콩 카이탁(啓德)공항 출발은 홍콩정청 보안요원들과 보안용역회사로부터 특별 보안관계자를 고용한대한항공 직원들의 마치 007작전을 방불케한 극비 행동속에 펼쳐졌다. 이날 金씨 일가를 오후1시(한국시간 오후2시.이하 홍콩시간)출발예정인 대한항공 618편으로 호송하는 임무를 맡은 홍콩정청의 보안요원들은 오전11시20분쯤 대한항공 직원들로부터金씨 일가의 탑승권을 받아가 일찌감치 호송작업에 나선 모습.
홍콩정청 보안요원들은 이날 金씨 일가족을 자신들의 전용 비밀VIP통로를 이용해 직접 공항안으로 들여보낸뒤 일반 여객용 탑승구를 사용치 않은채 특별 사다리를 여객기에 연결,金씨 일가를기내로 호송했다.
이는 일반승객들이 카이탁 공항청사에 브리지를 통해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하는 방법과 완전히 달리한 것이어서 홍콩정청 보안요원들이 이번 호송에 얼마만큼 신경을 기울였는지를 증명.
홍콩정청이 이용한 VIP특별통로는▶홍콩정청의 정식초청을 받은외빈▶테러위협이 있어 특별 보안이 요구되는 사람들의 호송등 단두가지 경우에만 사용되는 것이다.
…대한항공측도 이날 드물게 보안용역회사의 전문 보안관계자들을고용,사내 직원들과 함께 일반 여객들의 수화물은 물론 손가방등을 모두 개봉,조사하는 특별 검색작업을 벌였다.
승객들은 몸수색에까지 나선 이같은 전례없는 대한항공측의 보안조치에 처음 깜짝 놀라는 눈치였으나 金씨 일가족이 동승한다는 소식에 이정도의 불편함은 참을 수 있다며 협조적인 분위기였다고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언.이때문에 당초 오후1 시 출발 예정이던 대한항공은 10분이 지난 1시10분쯤 승객들이 모두 탑승할 수 있었고 10분뒤인 1시20분쯤 마침내 홍콩공항을 이륙했다. 이날 金씨 일가족을 기내까지 호송하는 홍콩정청 보안요원들을 도왔던 대한항공 홍콩지사 홍콩인 직원들은“오늘처럼 경비가 삼엄한 보안조치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다소 흥분된 모습들.
또 이들은 金씨 일가족의 인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고생을 많이 한 농부들처럼 보였다”면서“그러나 모두들 밝은 표정들이어서 이제 고생이 막 끝났다”는 느낌을 보는 이들에게 주었다고.
이날 대한항공 618편은 4백10명 정원에 모두 3백70명이탑승,90%의 탑승률을 보였으며 金씨 일가족은 이코노미클래스에탑승했다고 이들 대한항공 홍콩직원들은 밝혔다 …金경호씨 일가족은 이날 카이탁 공항까지 이동하는 동안 장시간에 걸친 차량 이동에 익숙치 않았던 탓인지 가족들중 일부가 차멀미를 하는등 다소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씨 일가는 당초 7일께 상수이(上水)감호소에서 나와 공항 가까운 수용소로 이동한 것으로 추측됐으나 실제는 상수이 감호소에 계속 수용돼 있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상수이 감호소서 카이탁 공항까지는 버스로 약 30분 거리지만 공항 부근이 언제나 많은 차량으로 혼잡해 심한 정체 현상을 빚으면서 차내 공기가 탁해져 가족들중 일부가 멀미를 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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