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란제 회장 은퇴선언 왜 나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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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국제축구계의 독재자'.노회한 군주'등으로 불려온 주앙 아벨란제(80.브라질)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의 7일.프랑스 월드컵후 은퇴선언'은 세계축구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보인다.지난 74년 남미와 아프리카 세력을 등에 업고 FIFA회장에 오른 아벨란제는 22년간 뛰어난 경영수완으로 월드컵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드는등 많은 업적을 남기며 94년 또다시 회장에 선출돼 여섯차례 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그러나 주요결정을 혼자 하는등 독재스타일로 특히 유럽세의 강한 반발을받아왔다.아벨란제의 은퇴는 한국과 일본이 경쟁했던 2002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과정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94년 회장출마를 선언,아벨란제에게 선전포고를 했던 레나르트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회장겸 FIFA부회장은 95년 FIFA 개혁을 주장한.비전 Ⅰ.Ⅱ'를 제시하며 개혁세력을 규합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겸 FIFA부회장과 이사 하야투(카메룬)아프리카축구연맹회장,잭 워너(트리니다드토바고)집행위원이 이 개혁 움직임에 동참하면서.반(反)아벨란제'세력은 유럽 뿐만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중미까지 확대됐다.
특히 2002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과정에서 아벨란제가 노골적으로 일본 지지를 표명하자 개혁세력들은 힘을 합쳐 대항했고 결국 아벨란제가 공동개최를 수용하면서 백기를 들고 말았다.
한편 아벨란제의 은퇴선언에 따라 차기 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개혁세력의 중심인 요한손이 가장 유력하며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 바이에른 뮌헨 구단주가 도전하는 양상이다.정몽준회장은 차차기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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