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총리 사의…盧대통령 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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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총리는 14일 헌재의 결정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임무가 종료됨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며 盧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高총리는 이날 저녁 盧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만찬에서 "1년3개월간 열심히 하노라고 했지만, 별 도움을 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참여정부 1기 총리의 임기가 총선과 개원하는 새 국회 사이로 생각해 왔고, 이제 졸업을 시켜주셔야 할 것 같다"고 사의를 밝혔다.

盧대통령이 "그동안 열심히 잘해오셨는데 계속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자 高총리는 다시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총선 관리를 잘하고 물러나는 것이 의무'라고 답변을 해왔다"며 "대통령이 큰 강을 건넜으니 말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물러날 뜻을 분명히 했다. 高총리는 "새 국정운영의 틀을 만드실 수 있는 편리한 시기에 졸업시켜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盧대통령은 이에 대해 결국 공감을 표시하며 아쉬움과 고마움의 뜻을 표시했다고 尹대변인은 전했다. 만찬 초반 高총리는 "얼마나 마음고생이 크고 답답하셨느냐"고 인사를 건넸고 盧대통령은 "그동안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며 "총리께서 너무 큰 책임을 지셨고 훌륭히 국정운영을 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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